수술한 유방암환자 중 방사선치료를 해도 재발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호르몬요법을 병행해 후속치료를 진행하는데, 일부 환자는 방사선치료 후에도 암이 재발돼 생존율이 낮아지는 등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은 3일 분자수준에서 치료효과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인 ‘분자진단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사선 치료에 내성을 가진 환자를 기존 세포진단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지난 15년간 1693명의 유방암 환자를 추적 조사해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없고, 유방암 표지 단백질인 'HER-2'가 있는 특정 유방암 환자군에서 방사선 치료 후 재발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체 환자의 11% 정도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 표적단백질인 'STAT-3'와 조절인자인 '서비빈(survivin)' 단백질이 활성화될수록 유방암 세포가 방사선치료 후에도 재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단백질을 억제하면 방사선치료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또 방사선 치료 후 재발한 환자와 완치된 환자의 유방암 조직을 면역 염색했더니, 재발한 환자의 조직에서 암 재발원인 인자의 발현이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면역 염색은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생체조직을 염색하는 것으로, 암세포 유전자의 발현과 증폭 등을 검사하는데 쓰인다.
연구팀 김재성 박사는 "유방암환자를 분자 진단 지표를 통해 검사하면 방사선치료 전 유방암 관련 단백질이 많은지를 알 수 있다“며 ”결과에 따라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등의 치료법을 적용하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분자진단 지표에 대한 국내특허 출원을 마친 연구팀은 국제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암 생물학 학술지 '온코타깃' 1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