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만으로 치매 조기 진단... 기술 상용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이 상용화에 들어간다. 이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황교선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KIST는 1일 새로 개발한 ‘치매 조기진단 기술’을 알피니언에 이전했다. 알피니언은 일진그룹의 의료기기 자회사다. 기술이전 규모는 선급과 경상기술료를 포함해 3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KIST가 이전하는 기술에는 혈액 속 치매유발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의 병리학적 연관성 연구, 전처리 기술을 통한 바이오마커 정량측정과 치매진단법, 미량의 혈중 베타아밀로이드를 검출하기 위한 미세 교차전극 센서 등이 포함됐다.
KIST 연구팀에 따르면 교차전극 센서 키트와 이를 장착한 진단키트 시제품을 이용해 아산병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사람의 혈액샘플 140개를 임상시험한 결과, 민감도와 선택성은 각각 93%, 95%로 높았다. 현재 MRI, PET를 이용한 방법의 민감도는 70~80% 이하이다.
임상에 쓰인 모든 혈액샘플은 뇌영상이미지 검사,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와 정상으로 사전에 판별된 시료였다. 민감도는 치매환자를 치매환자로 판별할 확률, 선택성은 정상인을 정상인으로 판별할 확률을 뜻한다.
기존 치매진단은 인지기능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 뇌영상 검사를 통해 치매 증상이 나타난 뒤에만 진단할 수 있고, 비용도 한 번에 50~70만원으로 비쌌다. 뇌척수액 검사는 정확도도 낮았다. 반면, KIST가 개발한 기술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치매가 나타나기 전에 조기 진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단비용도 1회당 5~10만원으로 싸면서 정확도와 안전성은 높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치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1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는 2025년이면 국내 노인인구 1100만명 중 약 100만명이 치매환자이고, 이 중 70% 이상은 알츠하이머 치매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이전기술이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치매 조기진단 신규시장을 선점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도록 조기 상용화와 후속연구 지원, 해외 마케팅 자문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조기 상용화에 필요한 의료기기 인허가, 신의료기술평가 심의 등을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지원팀을 운영 중인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인허가가 통과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KIST 이병권 원장은 “이번 원천기술의 2019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이전계약 체결 이후에도 미래창조과학부, 일진그룹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이를 통해 성공적인 제품개발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