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체중이라도... 이럴 땐 ‘마른 비만’ 가능성
몸무게가 정상범주에 들더라도 비만일 수 있다. 체중계는 인체 내부 상황까지 살피지 못한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이어도 식습관이 나쁘고 운동량이 적다면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보다 몸 상태가 나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상체중이지만 체지방이 많으면 ‘정상체중 비만’이라고 부른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저체중인 사람은 ‘마른 비만’이 될 수 있다. 지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정상체중인 사람 4명 중 1명이 이 같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팀은 최근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겉보기에 건강해보여도 검사해보면 체지방과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률이 높다”고 말했다.
체질량지수보다는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수치 등을 확인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비만 측정법이다. 정상체중이나 저체중인 사람이 아래와 같은 특징을 보인다면 병원에서 비만인지 확인해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바지 위로 삐져나온 뱃살=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바지 위로 뱃살을 걸쳐야 한다면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내과의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정상체중이지만 복부지방이 많은 사람은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보다 조기사망률이 높다.
복부에 있는 지방은 신체 다른 어떤 부위의 지방보다 해롭다. 복부에 있는 내장지방은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성 단백질에서 비롯되는 신체손상으로 이어진다. 전에 잘 맞던 바지허리가 작다거나 벨트 사이즈가 점점 늘어난다면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형편없는 팔굽혀펴기 실력= 정상체중이지만 지방이 많다는 건 상대적으로 근육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를 잘 못한다면 근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므로 운동을 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니라고 해서 운동을 안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상체중인 사람도 운동을 게을리 하면 건강이 점점 나빠지게 돼있다. 심장과 폐 기능을 건강하게 만드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심장질환 등에 대한 가족력= 부모, 형제, 가까운 친척이 당뇨, 심장질환, 고혈압, 비정상적인 콜레스레롤 수치 등을 보인다면 본인의 건강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는 더욱 중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해도 가족력 때문에 질병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꾸준한 병원 검사 역시 필수다.
◆유해물질로 가득한 환경= 체질량지수는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완벽한 측정법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공공과학도서관저널(Journal PLoS O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는 내장지방이 많은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도 높은 편이다.
환경호르몬이 많은 환경,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진 문화적 배경이 있는 곳에서 성장한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가 높다. 이들은 정상체중이어도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호르몬처럼 해로운 화학물질은 비만, 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률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