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있는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의 정체
하루 평균 여성 3명이 이 암으로 목숨을 잃는다. 국내 여성암 발병률 7위, 세계적으로는 2위를 차지할 만큼 무섭다. 그런데 백신이 있다. 암 가운데 유일하다. 바로 자궁경부암이다. 정부는 오는 6월부터 초경을 경험하는 만12세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제공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접종대상은 23만명, 목표 접종률은 95%다.
일반적인 암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자궁경부암은 주된 원인이 밝혀져 있다.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범인이다. 150여종에 이르는 HPV 중 16형과 18형이 자궁경부암 발생의 70%를 차지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다면 자궁경부암을 95% 이상 막을 수 있다.
▲낮은 수검률, 백신에 대한 오해 = 하지만 자궁경부암 검진 수검률은 생각보다 저조하다. 국립암센터 조사를 보면 지난해 65.5%에 그쳤다. 미국 78.5%, 영국 78.4%에 비해 12% 정도 낮은 수치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자각증상이 전혀 없다. 진행될수록 질 출혈이나 질 분비물 증가, 골반통, 요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으면 2~3기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자궁경부암을 조기발견하면 생존률이 매우 높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며 “백신 접종과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오해로 접종을 꺼리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성관계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들은 접종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이 성인 여성에게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여러 임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영국암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6, 11, 16, 18형으로 인한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을 94% 정도 예방했다. 이는 청소년기 예방률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른 성경험, 젊은 환자 증가세 = 최근 젊은층에서 자궁경부암은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거나 보험급여를 받은 20~39세 환자의 등록 건수는 지난 2010년 3340건에서 2014년 4172건으로 25% 증가했다. 청소년의 빨라진 성 경험이 원인으로 꼽힌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성 경험이 있는 중고생의 경험 시작 연령은 평균 13.2세였다. 사춘기 시절 조기 성 경험은 자궁경부의 세포 성숙을 빠르게 진행시켜 세포 변화를 유도해 HPV 감염에 취약해지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 올해부터 자궁경부암 국가암검진 연령은 조정됐다. 검진 시작 연령이 30세에서 20세로 대폭 낮춰졌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도 만12세 이하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목록에 포함됐다. 주 교수는 “부모가 적극 나서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챙길 필요가 있다”며 “백신 접종의 최적 시기는 9~13세로, 원래 3회 접종이 기본이지만, 어린 초중생은 2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예방은 ‘백신+정기검진’ = 백신접종만으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HPV의 종류가 너무 많아 주 원인인 16, 18형이 아닌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포검사로 조기 진단하지만, 정확도가 75~85% 정도라 주기적인 검진도 필요하다. 본격적인 암 진행까지 10~15년 정도 걸리는 만큼 백신접종에 이은 정기검진만이 확실한 예방법이다. 국가암검진 권고안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3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국내 시판 중인 백신으로는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이 있다. 이 백신들은 HPV 16, 18형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가예방접종 목록에 포함됨에 따라 정부는 현재 권고 대상 백신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다실은 OECD 국가의 국가예방접종 백신으로 가장 많이 도입된 백신이다. 서바릭스는 가다실보다 비용대비 효과에서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다실 부작용 구글 검색해보고 맞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