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고, 짜증... ‘만성피로증후군’ 의심
거창한 새해계획과 과중한 업무, 신년회 등이 겹치면서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업무 중에도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이러면 업무나 일상에서 의욕을 잃을 수 있고, 쉽게 짜증이 나는 등 예민해진다.
새해 들어 잠이 부족한 직장인 가운데 만성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뚜렷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피로가 오랫동안 지속돼 일상에 심각한 장애를 받는다. 쉬어도 별 차도가 없고,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우울증이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정부 통계를 봐도 우리나라 성인들은 피곤하다. 잠자는 시간보다 앉아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4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하루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7.5시간인 반면, 수면시간은 6.8시간이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두통과 근육통을 동반할 때가 많다.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문의를 찾아 다른 질환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생긴 가벼운 요통이나 근육통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기준이 흔히 사용된다. CDC에 따르면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목 양쪽 어금니 아랫부분(경부) 또는 겨드랑이(액와부) 림프선의 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두통 ▲잠을 자도 상쾌하지 않은 기분 ▲운동이나 일을 한 뒤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 중 4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피로증후군이 의심된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일상생활에서 만성피로증후군을 극복하려면 권태감을 이길 수 있도록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과에 임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예전에는 운동이 피로를 악화시킨다고 여겨져 권고되지 않았으나, 최근 점진적 유산소 운동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운동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포함한 점진적 유산소성 운동은 유연성 운동, 스트레칭, 그리고 이완 요법만을 시행했을 때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는 주 5일씩 최소 12주간 운동하도록 처방된다. 운동시간은 매번 5∼15분 정도가 적당하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환자 상태에 따라서 매주 1∼2분씩 운동 시간을 점차 늘려 최대 30분이 될 때까지 운동량을 늘린다. 운동 강도는 최대 산소 소비량의 60% 정도로 제한하고, 처방된 한계 이상으로 지나치게 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