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부끄러워” 아이들 언제부터 의식할까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연령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최근 미국 ‘야후 헬스’가 청소년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는 13~64세 사이 일반인 19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응답자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자의식이 생긴 평균 연령은 13~14세다. 그런데 연령을 13~16세 사이 청소년으로 좁혔을 때는 9~10세부터 다른 사람의 이목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응답결과가 나왔다.
설문 응답자의 60%는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여긴 경험이 학급친구를 비롯한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비롯됐다고 답했다. 자신의 체형에 대한 특정한 말이 몸에 대한 자의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또 30%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봤을 때, 28%는 다른 사람의 몸과 자신의 몸을 비교하거나 새로운 옷을 입어봤을 때를 꼽았다. 또 25%는 부모가 몸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모의 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아이에게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부모의 영향으로 일찍이 자신의 몸을 의식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감정적인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몸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을 의식하는 나이가 점점 빨라지는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TV를 비롯한 미디어매체, 다양한 소셜미디어, 또래문화의 변화 등이 그 원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미에 대한 전형적인 기준을 주입받게 된다는 것이다.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문화가 일반화되고 있는 점도 원인이라는 게 신체이미지 연구전문가 로빈 실버맨 박사의 조언이다. 아이가 어른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은 시대를 불문하고 있어왔지만, 오늘날처럼 섹시함을 강조하는 문화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아이가 성인패션을 추구하고 좀 더 성숙한 체형을 갖길 희망하는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자신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하려면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아이가 TV를 볼 때 함께 보면서 스크린에 등장하는 모습에 대해 진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게 조빈 박사의 설명이이다. TV광고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어떤 속임수 전략을 쓰는지, 메이크업, 조명, 디지털 작업 등이 외모를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 아이가 알기 쉽게 친근하게 설명하라는 것이다.
아이 앞에서 체형, 다이어트, 체지방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라는 점도 당부했다. 몸의 외형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몸이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능에 대해 자주 언급해주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다리 근력, 춤을 출 수 있는 유연성 등을 언급하며 몸이 할 수 있는 신비롭고 놀라운 영역을 알게끔 유도하라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는 방편이 된다. 굳이 아름다운 외모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균형 잡힌 체형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다. 외모에 대해 집착하는 왜곡된 의식을 갖지 않으면서도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