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남성이 여성 2배... 주로 말기에 발견
소리 없는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리는 폐암은 대부분 말기나 암세포가 전이됐을 때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재발 위험이 큰 상태에서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폐암 2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보면 가장 흔한 비소세포폐암은 4기에서 46.6%, 소세포폐암의 경우 암세포가 반대편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확장병기에서 69.7%가 발견됐다.
이러한 폐암 발생 양상은 영국과 비슷했다. 영국도 폐암 환자의 47.3%가 4기에서 발견돼 가장 많았다. 다만 1기암 발생률은 우리나라가 25.8%로 영국의 13.2%보다 높았다. 이는 암병기 진단율의 차이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평가에서 비소세포폐암은 83%, 소세포폐암은 16.7%를 차지했다. 폐암은 조직형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이 아닌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눈다. 비소세포폐암은 암 발생부위에 따라 큰 기관지에서 나타나는 편평상피세포암, 작은 세기관지에서 생기는 선암, 폐표면 근처에서 주로 생기는 대세포암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조기에 진단해 수술로 완치될 가능성이 소세포폐암보다 높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악성도가 강한 소세포폐암은 빠르게 성장하고, 기관지벽을 따라 많이 증식하는데, 골초들이 잘 걸린다.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선암은 여성이나 비흡연자에서도 잘 발생한다.
폐암 환자는 흡연 인구가 많은 남성이 69.7%로, 여성보다 배 이상 많았다. 남녀차가 크지 않은 미국이나 영국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전체 폐암의 87.8%는 중년 이상인 50~70대에서 발생했고, 남녀 모두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미국, 영국과 비교했을 때 전체 폐암 환자수와 항암치료 대상군 등에 차이가 있지만, 3개국 모두 65세 이상에서 폐암 환자가 가장 많았다. 비교적 젊은 45세 미만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영국보다 발생률이 높았다.
폐암에 대한 항암치료 건수가 10건 이상인 의료기관 93곳에서 시행된 1만112건의 항암치료의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평균은 95.11점으로 높았다. 폐암 발생의 주된 요인인 환자의 흡연력 기록율과 치료 전 정밀검사 시행률이 각각 99.6%, 96.6%로 나타나 전반적인 진단 평가는 적절하게 이뤄졌다.
1등급 기관은 79곳으로 전체의 84.9%를 차지했다. 생존률 향상을 위해 권고되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의 동시병용 시행률과 방사선 치료과정 중 부작용에 대한 평가 지표는 97% 이상으로 1차 평가 때보다 향상됐다.
수술 후 8주 이내 보조적 항암화학요법 시행률(2기~3A기)도 95.7%로 높았지만, 1차 평가 때보다 4.3%p 낮아져 원인분석을 통한 개선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심사평가원은 이번 평가결과를 홈페이지 내 병원평가정보에 오는 12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