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 백신 첫 허가... 질본, 녹십자 등과 개발

국산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이 보건당국으로부터 첫 품목허가를 받았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녹십자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H5N1) 백신인 ‘지씨플루에이치파이브엔원멀티주’가 지난 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백신은 ‘대유행 전단계 백신(pre-pandemic vaccine)’으로 만 18세부터 60세까지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유전자 변이 특성을 고려해 대유행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 가지 원형 바이러스주를 이용해 만든 사전 대비 목적의 백신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계획에 따라 지난 2007년 12월부터 8년간 총 82억원 규모의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녹십자, 목암생명공학연구소와 함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H5N1) 백신을 개발했다.

이번 백신은 WHO로부터 백신주를 분양 받아 계절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과 동일한 유정란 배양 기법을 사용해 제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계절인플루엔자 백신과 달리 즉시 상용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 발생 초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백신 자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은 녹십자의 ‘지씨플루에이치파이브엔원멀티주’와 GSK의 'GSK프리판데믹인플루엔자백신주' 등 2개 제품이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축적된 녹십자의 백신 제조 노하우와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백신 연구 기술력이 합해져 개발된 백신”이라며 “다가올 감염병 대유행을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철새와 닭, 오리 등 조류에게 감염되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일주일의 잠복기를 거치면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 심하면 폐렴이 나타났다가 호흡부전으로 번져 사망하기도 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H5N1)의 인체 감염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이집트,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 16개국에서 보고됐다. 보고된 844명의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해 치사율이 53%에 이른다. 타미플루나 리렌자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치료할 수 있으며, 살처분에 동원된 관계자 등에게는 예방적 차원에서 항바이러스가 투여되기도 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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