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까지 위협하는 복부비만... 어떻게 막을까
체중이 450kg이나 나갔던 38세 멕시코 남성이 지난 25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멕시코 오브레곤 시에 살던 이 남성은 크리스마스 날 오전 집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숨을 거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때 세계 최대 비만인으로 알려졌던 이 남성은 최근 위절제술 등을 통해 체중감량에 나섰지만 결국 건강악화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만은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한 병이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우리 몸의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난다. 당뇨, 심장병 뿐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등 각종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장지방은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위험인자로도 알려져 있고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등 건강악화의 주범이다. 최근에는 중년에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은 노년에 기억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몸무게를 늘려 경기력을 올리는 스모(일본 씨름) 선수들은 체중이 200-300kg에 달한다. 은퇴 후 고도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려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모 선수들은 은퇴 후 다양한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빼는 것이 지상 과제처럼 돼 있다. 고도 비만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 가운데 위험한 것이 과도한 뱃살이다. 허리둘레를 재는 것이 가장 간편한 복부비만 진단법이다. 대한비만학회는 한국인의 경우 남자 90㎝(35.4인치), 여자 85㎝(33.5인치) 이상을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보통 늑골(갈비뼈) 가장 아래 부분과 장골능(골반뼈의 엉덩이 위쪽 끝) 위의 중간점에서 측정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몸속의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피하지방은 피부 밑 지방이고 내장지방은 몸 속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체강 내에 축적되는 지방을 말한다. 이 가운데 내장지방이 심할수록 건강 위험률이 높아진다. 보통 내장지방이 많이 쌓인 내장비만을 복부비만과 같은 용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허리둘레는 내장 지방량과 높은 관련이 있다.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더 잘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점은 몸 전체의 지방량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만이 심할수록 내장 지방량과의 관련성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역시 먹는 것과 몸을 움직이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 통곡류, 살코기 등 지방은 적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 위주의 식사가 권장된다. 포화지방산(주로 동물성 기름)이 많은 고지방 식품 등은 자제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함께 운동을 꼭 해야 한다. 하루 30-60분, 1주일에 3-5회 하는 것이 좋다. 현재 비만인 사람은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 운동 시간과 강도를 점차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