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대통령 암 완치한 ‘키트루다’는 어떤 약?
이 달 초 암 완치를 선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투여 받아온 항암신약은 MSD가 개발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성분)’였다. 미국 FDA로부터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의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된 이 면역항암제가 PD-L1이 발현된 치료 경험이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 생존율을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는 PD-1과 CTLA-4, LAG-3 등 면역세포 표면에서 종양세포의 특정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수용체를 억제해 백혈구를 구성하는 T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면역항암제다. T세포 억제수용체와 암세포 수용체가 결합하는 이른바 면역체크포인트를 차단해 우리 몸의 T세포가 암세포를 보다 잘 인식하고 강력하게 억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24일 MSD의 키노트 임상 2/3상 연구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PD-L1의 발현율에 따라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키트루다의 치료 효능을 비교해보니 PD-L1 발현율이 1% 이상인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보다 유의하게 개선된 전체생존율을 보였다. MSD의 연구총괄인 로저 펄머터 박사는 “키트루다는 이전에 치료 받은 적이 있는 편평세포폐암과 비편평세포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서 화학요법 대비 유의미한 전체 생존율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MSD는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미국 FDA에 키트루다에 대한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 초 유럽의약청(EMA)에도 적응증을 추가 신청할 예정이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의학지인 ‘란셋’에 실렸고, ‘유럽종양학회 인 아시아’에서 발표됐다.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흑색종 치료제인 여보이(이필리무맙 성분) 투여 후에도 진행이 확인된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로 지난 3월 승인됐다. 현재 단독요법 또는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으로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신장암, 혈액암 등 30가지 이상의 암종에 대한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키노트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화학요법과 표적항암제 등 기존치료제와의 병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처럼 초기에 극적인 효과를 보이지는 않지만, 종양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장기 지속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방영주 교수는 “면역치료는 체내 암세포가 적을수록 효과가 높다”며 “젤코리 등 표적항암제로 암세포 수를 줄인 뒤 키트루다를 쓰면 효과가 매우 좋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