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강국 초석 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강국 초석 놓는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잇단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공과 함께 위탁생산 규모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채비를 갖추고 있고, 파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대와 기존 바이오신약의 특허 만료로 다수의 바이오의약품 출시가 예상되는 등 사업기회 역시 뒷받침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CMO 채비 =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는 오는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규모를 보유한 CMO로 도약할 채비에 나섰다. 로직스는 21일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제3공장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8500억원이 투입될 로직스 3공장은 설비규모와 생산 효율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가동 중인 1공장이 3만 리터, 내년 3월부터 가동될 2공장이 15만 리터, 3공장이 18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오는 2018년 4분기부터 3개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로직스의 연간 생산능력은 36만 리터까지 증가해 론자(26만 리터)와 베링거인겔하임(24만 리터)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CMO로 도약하게 된다. 김태한 로직스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3공장 투자를 조기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한 세포와 단백질, 유전자를 원료로 하고 있어 값이 매우 비싸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원료는 g당 평균 1만 달러로, 1알당 1달러인 합성의약품의 1만배에 달해 위탁생산에 따른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슈와 BMS 등 글로벌 제약사를 주요 거래선으로 둔 로직스측은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4, 5공장 증설 투자와 사업영역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2년 46억 달러였던 CMO 시장은 오는 2017년 72억 달러로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이다. 바이오신약은 수요 예측이 힘들어도 출시 5년 전부터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오픈 리노베이션을 통해 연구개발은 네트워킹하고, 생산은 위탁하는 추세라 CMO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송도지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은 연간 33만 리터로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세계2위 규모이다. 로직스는 “반도체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해 플랜트 설계와 건설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어 누구보다 빨리, 높은 품질의 공장을, 저렴한 공사비로 건설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국제공항과 항만의 배후지역이면서 바이오기업이 집약돼 있고 사업부지 50년 무상임대 조건으로 초기투자 부담이 적은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입지적 장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잇단 성과 = 전체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제약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전체 제약시장의 27%, 매출 1백대 의약품 중 47%를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삼성의 바이오사업을 이끄는 대표적 계열사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다. 에피스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5대 바이오의약품 중 암젠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과 얀센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를 잇따라 개발해 국내 보건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시밀러는 비임상과 임상을 거쳐 오리지널과의 비교동등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개발비가 요구된다. 하지만 화학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고, 특정 질환과 난치성 질환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에피스는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에 이어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 치료제 휴미라,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바이오신약의 출시는 생산 수요를 늘려 CMO 사업 역시 증대시킨다. 미국에서는 2000년 이후 해마다 10개 이상의 바이오신약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추가 임상을 통해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것도 수요를 늘린다는 점에서 CMO 생산물량의 연쇄적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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