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대, 삼성 ‘바이오시밀러’에 승부수
세계 시장 규모가 330조원이 넘는 바이오산업은 의약에서부터 농업, 식품, 화학 등 분야가 다양한데, 고부가가치인 바이오의약품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바이오분야를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주목하고 있는 삼성은 최근 바이오시밀러에서 속도를 내며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갖추고 있다.
▲브렌시스 이어 렌플렉시스 = 바이오시밀러를 연구, 개발해 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9월 브렌시스에 이어 이 달 초 렌플렉시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브렌시스는 암젠이 개발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용 바이오의약품인 ‘엔브렐(에타너셉트 성분)’의 복제약이고, 렌플렉시스는 얀센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성분)’의 복제약이다.
브렌시스는 10개국 73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24주차에 에타너셉트와 동등한 ACR20 반응률과 유사한 안전성을 보였다. ACR20은 치료 전보다 20% 호전된 상태를 평가하는 척도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 내과 최정윤 교수는 “브렌시스는 에타너셉트와의 52주 장기간 비교임상 데이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탄탄한 임상적 근거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렌플렉시스 역시 임상 3상을 통해 11개국에서 기존 메토트렉세이트 치료제 사용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중증도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584명을 대상으로 렌플렉시스 54주 치료를 진행해 오리지널인 인플릭시맙과의 동등성을 입증했다.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는 한국MSD를 통해 국내 판매될 예정이다.
▲시장성 큰 바이오시밀러 = 단백질처럼 사람이나 생명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의약품과 달리 문제되는 병변만 표적치료해 건강한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화학의약품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복잡할뿐더러 개발비도 많이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0개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살아 있는 단백질 세포 등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똑같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며, 비슷하게 개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교동등성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합성의약품 복제약인 제네릭과 달리 비임상과 임상시험도 모두 거쳐야한다.
특히 오리지널 특허 만료 후 판매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보다 50~70% 정도 낮게 제품값이 형성돼 시장성이 높다. 인플릭시맙 복제약인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이러한 이점을 안고 유럽에 진출해 유럽시장에서 10~2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3종 =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권위 있는 의약품 평가기관인 NICE가 지난 9월 치료제 효과가 같다면 값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을 권고해 바이오시밀러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렌플렉시스로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을 꾀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을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 치료제 휴미라, 당뇨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브렌시스에 이어 렌플렉시스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 5개 중 2개 제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국내에서 허가받게 됐다”며 “국내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우수한 약을 치료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