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뇨 될까.... 심박수 보면 대충 안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인 사람이 혈압이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등의 지표 가운데 2개 이상 정상 수치를 벗어나면 비만을 비롯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생기는 대사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을 앓으면 심혈관계, 간 질환도 증가할 수 있다.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전용관 교수팀이 2010-2012년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해 성인 5870명을 대상으로 안정 시의 심박수와 대사증후군ㆍ당뇨병 유병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전했다.
전 교수팀은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면서 혈압(수축기 혈압 130㎜Hg, 이완기 혈압 85㎜Hg 이상), 중성지방(150㎎/㎗ 이상), HDL 콜레스테롤(남성 40㎎/㎗ 미만, 여성 50㎎/㎗ 미만), 공복 혈당(110㎎/㎗ 이상) 등 가운데 둘 이상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했다.
또 편안하게 쉬고 있을 때, 즉 안정 시의 심박수(心拍數)가 분당 90회 이상인 사람은 60회 미만인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과 제2형(성인형) 당뇨병 유병률이 각각 2.34배,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사증후군ㆍ당뇨병 예측 지표로 각자의 안정 시 심박수(분당 심장박동의 수)를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정 시 심박수는 의사의 도움 없이 누구나 손쉽게 잴 수 있다.
연구팀은 안정 시 심박수를 기준으로 대상자를 다섯 그룹(60회 미만ㆍ60-69회ㆍ70-79회ㆍ80-89회ㆍ90회 이상)으로 분류한 뒤 각 그룹별 대사증후군ㆍ2형 당뇨병 유병률을 산출했다.
이 연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가량(조사 대상 5870명 중 2880명)은 분당 60-69회의 심박수를 기록했다. 다음은 분당 70-79회(27%), 80-89회(14%), 60회 미만(8%), 90회 이상(2%) 순이었다.
전 교수팀은 안정 시 심박수가 가장 적은(60회 미만) 그룹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1로 잡았다. 심박수 60-69회인 그룹의 유병률은 1.46, 70-79회 그룹은 2.05, 80-89회 그룹은 2.34, 90회 이상 그룹은 2.34를 기록했다. 이는 안정 시 심박수가 80회 이상이면 60회 미만인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안정 시 심박수가 90회 이상이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60회 미만인 노인보다 3.89배나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안정 시 심박수가 분당 60회 미만인 그룹에 비해 70-79회인 그룹은 1.44배, 80-89회인 그룹은 1.83배, 90회 이상인 그룹은 2.4배 높게 나타났다.
전 교수팀은 논문에서 “안정 시 심박수는 체력과 관계가 있다”며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장 근육이 발달되고 이는 심장활동 능력과 심폐체력 향상으로 이어져 안정 시 심박수가 적어진다”고 했다. 정상 성인의 안정 시 심박수는 보통 60-100회이지만 프로 운동선수 등 체력이 강한 사람은 40회 정도를 기록하기도 한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8.8%에 달한다. 당뇨병의 유병률은 9.9%(남성 10.7%, 여성 9.1%)다.
안정 시 심박수가 분당 80회가 넘으면 조기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캐나다의사협회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중국 칭다오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기존 연구논문 46편을 재분석한 결과다. 안정 시 심박수가 분당 80회 이상인 사람은 45회 이하인 사람에 비해 20년 내에 어떤 원인으로든 숨질 위험이 45% 높았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또 외국에선 당뇨병 환자의 안정 시 심박수가 10회 늘어날수록 사망 위험은 1.31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비만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