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어지럼부터 실신까지...고약한 저혈압

살짝 어지럼부터 실신까지...고약한 저혈압

 

최근 고혈압 예방을 위해 음식을 싱겁게 먹는 등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고혈압 못지않게 저혈압도 위험하다. 가벼운 어지럼증부터 실신과 같은 심각한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가운 날씨에 혼자 운동을 하다가 쓰러지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 90mmHg, 이완기 혈압 60mmHg 미만일 때에 해당한다. 저혈압은 어지러움, 두통, 피로감, 가슴 답답함, 메스꺼움, 구토, 정신 집중력 저하, 시력 저하, 피부가 차고 촉촉함, 호흡곤란, 우울감,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 심혈관 질환, 만성신부전 등을 앓고 있거나 탈수, 이뇨제 사용, 출혈 등의 이유로 혈액량-체액량이 감소하고 고혈압약, 전립선 비대증약, 항우울제 등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약제 복용 등도 저혈압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흔한 저혈압의 형태로 기립성 저혈압, 식후 저혈압, 미주신경성 실신 등이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웠다 앉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혈압이 심하게 떨어져 3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정상인은 누웠을 때와 앉았을 때 혈압의 차이가 크지 않다. 사람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 갑자기 일어서게 되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 때 자율신경계의 보상으로 맥박수와 심장의 수축력이 증가하고 말초혈관이 수축해 전신에 혈액 공급이 원활해진다.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신장질환 등에서 자율신경계 보상 작용이 감소하게 되면 기립성 저혈압이 생기게 된다. 노인이 사우나를 오래해 땀을 많이 흘리고 일어서다 혈압 강하로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쓰러지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기립성 저혈압은 발생률이 약 0.5%이지만 6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20%이고, 고령의 경우에는 더욱 높다. 기립성 저혈압은 특히 아침에 잠자리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심한 어지러움이 있을 수 있다. 가벼운 어지럼증부터 실신과 같은 심각한 증상까지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식사 후에 나른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은 식후 저혈압이 원인일 수 있다. 이는 식사를 하면 많은 양의 혈액이 장운동이 활발해지는 소화기계로 몰리게 되면서 뇌로 가는 혈액공급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나 충격, 심하게 화를 낼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가슴이 답답해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게 되는 경우는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실신은 갑작스럽게 생기며 15초 이내의 의식 상실이 이어진다. 이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조절 실패로 나타난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로 인해 조절된다. 교감신경은 혈압을 올리고 맥박수를 빠르게 하는 등 우리 몸이 긴장되어 있을 때와 비슷한 작용을 나타내며, 부교감신경은 맥박수를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흥분된 교감신경을 억제하게 되는데, 이때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혈압과 맥박수가 정상 이하로 되어 심박출량이 줄어들어 실신하게 되는 것을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한다. 미주신경은 과하게 작용하게 되는 부교감신경의 이름이다. 비교적 수 분내에 회복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실제 측정한 혈압이 저혈압 기준에 속해도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지 않은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며, “저혈압으로 인한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소 운동으로 심장혈관의 보상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 또 음주는 적당히 하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저혈압 가능성이 있는 약제를 복용하기 전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취침 시 머리와 상체를 약간 높게 하고, 아침에 갑작스럽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며, 염분 섭취를 약간 늘리도록 한다. 오랜 시간 서 있을 때에는 다리 정맥혈관의 정체를 막기 위해 탄력 있는 스타킹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후 저혈압이 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은 양의 식사를 자주하고 탄수화물이 적은 식사를 하며, 적당량의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속이 메슥거리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등의 전구증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에는 그 자리에 앉거나 가능하면 누워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고 정신이 있는 경우 수분을 공급해주면 실신하거나 넘어지면서 다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이 없어져도 바로 일어나지 말고 안정을 취한 뒤에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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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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