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체중 증가 어디까지 괜찮을까
임신 직후 맹렬한 속도로 몸무게가 느는 여성이 있는가하면 천천히 조금씩 늘어나는 여성도 있다. 임신했을 때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과연 어느 정도까지 늘어도 될까.
미국 메이오클리닉 산부인과 마가렛 도우 교수가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조언한 바에 따르면 적정 체중 증가량은 여성마다 각기 다르다. 오직 임신한 당사자와 주치의만 알 수 있는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에 속하는 여성은 임신 후 10~15㎏ 정도 늘어나는 것이 적정 수준이다. 반면 체중 미달인 여성은 12~18㎏ 정도 늘어야 하고, 과체중 여성은 6~11㎏, 비만인 여성은 9㎏ 이상 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
임신하면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과도한 체중 증가는 임신부와 아기 모두의 건강을 해친다. 임신부는 제왕절개수술, 임신성 당뇨병, 임신 중독증 등의 위험률이 높아지고, 아기는 향후 당뇨나 비만 위험률이 높아진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의과대학 산부인과 파히메 사산 교수는 “임신한 여성의 과도한 체중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원하는 음식은 무엇이든 충분히 먹어도 된다고 권장하는 문화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신을 하면 좀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고등학교 운동선수보다 전문운동선수가 좀 더 먹어야 되는 정도의 맥락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원하는 만큼 무조건 실컷 먹어도 된다는 게 아니라 약간의 영양분과 칼로리를 보충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라는 의미다. 평소보다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250~300 칼로리 정도 늘리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
또 이처럼 추가적으로 섭취한 열량은 나트륨이나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이어서는 안 된다. 과일, 채소, 건강한 지방, 통곡물처럼 몸에 유익한 음식으로 칼로리를 보충해야 한다.
도우 교수는 “피로, 욕지기, 식욕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이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하지만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도록 하기 위해선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과도하게 늘어난 체중은 출산 이후 체중관리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전 세대는 아이를 낳자마자 곧바로 가정 일에 복귀해 육체적인 노동에 직면했다면 오늘날 여성들은 출산 후 충분한 회복기를 가진 뒤 주로 앉아서 일하는 업무에 복귀하는 일이 많아 그 만큼 체중 감량 기회가 많지 않다.
주변 사람들의 충고보다는 주치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도 중요하다. 임신 전 체질량지수뿐 아니라 각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적정 체중 증가량의 기준은 달라지므로 단순히 외관상 보이는 몸매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