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또 다른 원인, 국내서 처음 밝혔다
뇌 흑질의 신경세포가 죽어서 발병하는 파킨슨병이 신경세포가 아닌 신경교세포의 이상 때문에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파킨슨병 유전자의 이상이 신경교세포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고, 이 때문에 신경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아주의대 대학원 의생명과학과 조은혜 교수는 파킨슨병 유전자인 LRRK2에 돌연변이가 생긴 쥐에서 뇌의 이상 유무를 정찰하는 신경교세포의 하나인 마이크로글리아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조 교수팀에 따르면 변이된 LRRK2의 과도한 인산화 작용이 세포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FAK(Focal Adhesion Kinase)라는 단백질의 활성화를 억제했으며, LRRK2 인산화 작용 저해제가 돌연변이로 둔해진 마이크로글리아의 움직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사람의 뇌는 10%의 신경세포와 90%의 신경교세포로 이뤄져 있다. 신경교세포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뇌기능 유지에 필수적이어서 신경세포의 죽음은 신경세포 이상은 물론 신경교세포의 이상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뇌질환 연구는 신경세포 사멸에만 집중돼 왔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유전자 LRRK2의 새로운 타깃 단백질로 FAK를 확인하고, LRRK2와 FAK의 활성화를 조절하면 돌연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마이크로글리아의 기능저하와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조 교수는 “뇌 연구의 미발굴 영역인 신경교세포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의 새 발병 원인을 제시한 만큼 이제와는 다른 새로운 치료타깃을 발굴하고, 이를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1.47)’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