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나 프로그래머는 영화처럼 괴짜일까?

해커나 프로그래머는 영화처럼 괴짜일까?

 

천재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해커들은 종종 영화 속에서 공부벌레나 괴짜로 그려진다. IT능력자는 물론 수학자들에게도 덧씌워진 세계 공통적인 이미지다. 머리는 좋지만 사교성은 형편이 없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이런 인식이 과연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선입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성격연구저널(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에 실린 이 논문은 1700여 명의 데이터가 담긴 선행 연구논문 19편을 메타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코딩을 할 때 뜨는 오류 개수 등 비교적 객관적인 기준을 두고, 프로그래밍 실력 및 성격과 관련된 연구논문들을 대대적으로 분석했다. 이 논문들에는 프로그래머들의 지능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1974년에서 2014년까지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캐나다 등에서 진행된 연구논문들을 살펴 1695명(여성 27%)의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데이터 자료들을 수집했다.

이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고정관념 중에는 실제 프로그래머들의 모습과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우선 지능이 그렇다.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은 머리가 좋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지능이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또 다른 선입견은 내향적인 성향이다. 이 역시 실제 모습과 연관성을 보였다. 이들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보다 조용히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코딩하는 시간을 선호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편견 중 하나인 성실성 역시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특징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 메타 분석을 통해 드러난 프로그래머들의 가장 큰 공통적 특징은 내향성도 성실성도 아닌 ‘개방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입견과 어긋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머는 자기 고집이 강하고 자기 사고 안에 갇혀있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편견 없이 마음이 활짝 열려있는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개방성은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다. 프로그래머들의 개방적인 성향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한다. 1970년대 프로그래머보다 2000년대 프로그래머는 상대적으로 성실성은 덜 중요해졌고, 개방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프로그래머들을 필요로 하는 어플, 게임, 소셜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 활동하기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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