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녀? 성차별주의자, 뇌 구조부터 다르다
여성인권이 향상되면서 역차별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여성은 권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남성은 데이트 비용을 감당한다거나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일이 지속된다는 이유다. 이는 여권이 신장되는 과정에서 통과의례처럼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남녀 간의 갈등을 좀 더 빨리 해소하기 위해선 한발씩 물러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성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성차별주의자들은 양성평등주의자들과 근본적으로 뇌 구조부터 차이가 있어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남자는 울면 안 되지”라거나 “여자는 감정적이라 리더가 될 수 없어”라는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별에 따른 한계선을 만드는 이 같은 발언은 양반 수준이다. 자신과 성별이 다른 집단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거친 말을 내뱉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최근 ‘과학보고저널(Journal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젊은 성인 남녀 681명(남성 875명, 여성 306명)의 뇌를 촬영해본 결과, 성차별주의자와 평등주의자는 뇌에 내장된 고유한 성질부터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역할 공유, 자녀 양육, 직장에서의 성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가령 “집안일은 성별에 상관없이 함께 해야 한다”와 같은 문장을 제시하고 이에 동의하는지 물은 것이다.
또 실험참가자들의 답변을 ‘성역할 평등주의(SRE, sex-role egalitarianism)에 대한 믿음’에 대입해 수치로 환산했다. 그 결과, 성차별주의자들은 평등주의자들보다 SRE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들의 뇌를 MRI로 관찰해본 결과, 뇌의 두 부위에서 회백질 밀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분노, 고통, 두려움과 같은 감정 처리 과정을 돕는 후방대상피질과 감정 처리에 관여하는 또 다른 뇌 영역인 오른쪽 편도체가 바로 그 두 군데다. 성차별주의자들은 후방대상피질의 밀도는 높았고, 오른쪽 편도체의 밀도는 낮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대뇌 변연계의 구조적인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의미다. 또 성차별주의자는 평등주의자들보다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우울한 성향을 보이기 쉽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차별과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기질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