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불안장애 활동 중단...연예인들이 왜?

정형돈 불안장애 활동 중단...연예인들이 왜?

 

방송인 정형돈이 불안장애가 악화돼 당분간 방송 활동을 쉬기로 했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12일 “정형돈이 오래전부터 앓아온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방송 제작진과 소속사,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했다. 쉬는 동안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 앞에 서는 것이 직업인 정형돈이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이 많다. 얼굴이 빨개지고 다리가 떨릴 뿐만 아니라 공포감마저 느끼는 경우가 바로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 처음 서는 이들은 흔히 이런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정형돈처럼 의외로 연예인들 가운데 불안장애를 겪은 이들이 많다. 인기 MC 유재석도 무명시절 불안장애의 일종인 극심한 무대공포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무대 위에서 대중을 웃겨야 하는 개그맨이 무대공포증을 갖고 있었으니 그 스트레스가 엄청났을 것이다.

정형돈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일상이 된 스타들도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려운 불안장애를 겪은 것이다. 정형돈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불현 듯 찾아오는 불안장애를 참아냈을 것이다.

요즘 일반인들도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기회가 늘고 있다. 회사 내의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각종 모임에 나가도 마이크를 잡아야 하는 세상인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게 떨리고 긴장이 되는 수줍음과는 달리 병적으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는 단순히 부끄러움을 타는 수준을 넘어 선 것이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대인기피증이나 대인공포증 등으로 불리는 사회공포증은 정형돈이 겪은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사람들 앞에 나설 때 남의 시선이 두렵고, 얼굴이 붉어지며, 심장박동이 마구 뛰는 증상이 계속된다. 불안장애 가운데 사회공포증은 그 정도가 지나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남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일상적인 대인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사회공포증을 포함해 불안장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게 없다. 유전적 요인,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등과 관련된 생물학적 요인, 자라온 환경이나 학습 및 교육 등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안장애와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 자신도 이러한 불안증이 비합리적이거나 지나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다시 그런 상황에 놓이면 거의 예외 없이 불안해하며 때로는 공황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회공포증은 성격 탓으로 돌리며 참는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공포증은 뇌의 기능 변화와 환경적인 영향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질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불안장애가 가운데 사회공포증이 심해지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은 숨길수록 더 심해지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성격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생각한 것을 자신 있게 주장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이 병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병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로토닌 등 신경 전달물질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났기 때문이다.

주위에 유난히 부끄러움을 타거나 대인관계를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여 보자.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업신여겨선 곤란하다. 각박한 경쟁에 몰려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불안심리를 넘어 다양한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정한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는 발표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진심으로 주위 사람과 소통하고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다.

정형돈의 불안장애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정형돈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최고 MC 유재석을 따라잡겠다고 의욕을 보이던 정형돈이 불안장애 환자라는 사실을 지금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유재석이 무대공포증을 이겨냈듯이 정형돈도 곧 불안장애를 극복할 것이다. 팬들 앞에서 환하게 웃는 정형돈이 이내 무대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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