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면 속이 울렁? 우유, 속 편하게 먹는 법
시리얼을 우유에 타먹지 못하고 과자처럼 씹어 먹는다거나 우유가 들어간 빵이나 치즈를 눈으로만 먹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유당 불내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제품을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유당 불내증에도 단계가 있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전 세계 65%의 사람들이 유제품을 먹으면 배앓이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70% 이상이 유당 불내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당 불내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유당 불내증은 유당을 전혀 소화할 능력이 없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사람은 젖먹이 시절 유당분해효소인 ‘락타아제’를 과잉 생산하지만, 유아기를 지나면서 점점 그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영양전문가 앨런 아라곤 박사는 남성지 ‘맨즈헬스’ 미국판을 통해 유당을 소화하는 능력은 폭넓은 범주를 가지는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우유 몇 모금만 마셔도 설사를 할 수 있지만 민감도가 낮은 사람은 좀 더 편하게 유제품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유당을 12g 복용할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는 대략 우유 235㎖에 들어있는 양이다.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우유 한 잔을 마시고 난 뒤부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보통 우유를 마시고 난 뒤 30분에서 2시간 이내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치즈와 요거트에는 유당의 양이 적기 때문에 피자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는 속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락타아제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유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데, 이런 사람들은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을 때 뱃속에 가스가 차고 복부 팽만감이 들며 설사를 하기도 한다. 유당 불내증은 증상을 상쇄시킬 수 있는 음식 없이 유제품만 먹었을 때 더욱 심해진다.
또 역사적으로 유당 섭취가 적은 식문화를 유지한 지역에서 생활한 사람일수록 유당 불내증이 있을 확률이 높다.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오랫동안 먹어온 사람들은 락타아제를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체질을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유제품을 좋아하는데 유당 불내증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유당이 분해된 제품을 먹는 방법이 있다. 또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뒤 유당소화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유나 아이스크림을 섭취한 뒤 30~45분 이내에 락타아제가 들어간 소화제를 먹으면 유당 불내증으로 인한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