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대박’ 한미약품 주가 연일 최고가

‘신약 대박’ 한미약품 주가 연일 최고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한미약품이 활황세이다.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더니 오늘(9일) 오전 9시3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주가가 16.7% 오른 83만원에 거래되며 초강세를 띠고 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합친 시가총액이 20조원에 육박하면서 삼성SDS를 넘어서 네이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목표 주가를 1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달 말, 3분기 영업실적이 공시되면서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3분기에만 26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매출 기록을 1분기 만에 경신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49.7%나 매출이 성장했다. 연결회계 기준으로 누계 매출액은 3분기까지 7276억원을 기록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가시화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내성표적 항암신약(HM61713)의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계약금(5000만달러) 등에 따른 것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내성표적 항암신약(HM61713)과 차세대 RAF 저해 표적항암신약(HM95573)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이레사와 타세바 투약 후 나타나는 내성과 부작용을 극복한 3세대 폐암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에는 자체 개발 중인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의 라이선스를 5조원에 사노피에 수출한 소식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초강세를 이어갔다. 이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사노피로부터 계약금 4억 유로(5000억원)를 확보했으며, 향후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milestone)으로 35억 유로(4조3000억원)를 받게 된다.

이번에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퀀텀 프로젝트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를 적용한 지속형 당뇨신약 파이프라인이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2004년에 처음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투약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해 부작용 발생률은 낮추고, 약효는 최적화할 수 있게 된다.

사노피는 한미약품의 퀀텀 프로젝트 라이선스를 사들여 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와 주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획득했다. 한미약품은 한국과 중국에서의 공동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품 출시 후에도 두 자리 수 퍼센티지의 판매 로열티를 따로 챙기게 된다. 이 계약은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기술도입 시 요구되는 미국 공정거래법(Hart-Scott-Rodino-Antitrust Improvements Act)상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한미약품의 상승세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격언을 실감케 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올해 들어서만 무려 6조4000억원에 이르는 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월 미국의 항암제 전문 제약사인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에 항암신약물질인 ‘포지오티닙’을 기술 수출(계약액 등 비공개)했고, 3월에는 릴리에 면역질환치료 신약물질 기술을 7700억원에 수출했다.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폐암치료 신약물질 기술을 8500억원에 수출했고,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신약인 ‘로벨리토’의 중국 특허도 획득한 바 있다.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삼은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대비 20% 이상의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해 혁신적 당뇨치료 프로그램인 퀀텀프로젝트와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고, 글로벌 진출을 실현했다. 지난해 전세계 제약분야 R&D 투자에서 1천대 기업 순위에 명함을 내민 곳은 국내 제약사 중 한미약품 뿐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6520만 유로, 원화로 945억원을 R&D에 써 975위를 기록했다. 2500대 기업까지 살펴보면 녹십자가 1178위, LG생명과학이 1270위, 동아ST가 1456위로 뒤를 잇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의약품 생산액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재 전체 매출액의 20%를 R&D에 투자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자체 의약품 생산액이 5837억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이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데 치중하며 최근 4년간 의약품 생산액이 15% 이상 감소하고, 올해 상반기 업계 평균(6.8%)에도 못 미치는 5.9%의 R&D 투자비중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건의료 분석평가 사이트인 팜스코어는 “지난해 상위 20개사의 의약품 생산액이 전년보다 4% 줄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1.1% 줄어들었다”며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사례는 한국 토종제약사의 신약개발 저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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