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항암력... 우주시대 식량자원 총아

막강한 항암력... 우주시대 식량자원 총아

 

정은지의 식탁식톡 (34) / 고구마

찬바람 불어오면 생각나는 그 식품, 따끈한 온기 가득한 그 식품! 제철을 맞아 저 고구마가 왔습니다. 호호 불어가면서 껍질 까먹는 찐고구마 혹은 군고구마, 그도 아니면 부드러운 고구마라떼? 어떻게 먹든지 따듯한 영양소로 찬바람에 시린 몸 녹여드릴게요.

저는 탄수화물로 이뤄져 있어서 대부분이 전분이랍니다. 그러면서도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죠. 겨울철 감기 물리치는 비타민 C는 전분에 둘러싸여 있어 열에도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삶은 후에도 70~80%에 이르는 양이 남아있죠. 고구마 1개(약 200g)로 비타민 C 하루 필요량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색에 따라 항산화물질 함유도 다른데요. 호박고구마로 불리는 노란색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이, 자색 고구마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합니다. 이들 성분들은 노화와 각종 질병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대표적 항산화 물질이지요. 또한 콜레스테롤을 배출시키고 배변을 촉진시키는 수용성 식이섬유소 덕에 장과 심장혈관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꼽힙니다.

특히 저는 암 예방에 으뜸인 식품으로 손꼽히지요. 혹시 제 안에 하얀 우유 같은 액체 성분 본적 있나요? ‘얄라핀(jalapin)’이라는 성분인데요. 이 얄라핀은 장 안을 청소하는 기능이 있어 대장암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가 채소 82종에 대해 항암효과 수치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저 고구마의 항암효과가 98.7%에 이르러 단연 1위를 차지했지요. 미국 국립암연구소도 제 항암 효과를 칭찬했습니다. 고구마 매일 먹는 사람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반으로 줄어든다면서 말입니다.

제가 감자보다 당이 4~5배 높고 칼로리도 2배 정도 높아서 많이 먹으면 살찌기 쉽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요. 고구마 다이어트 들어보셨죠? 섬유소가 풍부해서 위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해준답니다. 고구마 다이어트는 ‘GI(혈당지수)다이어트’의 대표급이지요. 혈당지수가 60 이하인 식품을 섭취해 인슐린 분비를 낮춤으로써 살을 빼는 것인데요. 저는 GI가 55에 이르는데요. GI 다이어트에 충족될 뿐 아니라 감자 GI 90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GI 지수에 대해 살짝 설명을 덧붙이자면, 특정 음식을 섭취해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 농도를 높이는가를 표시한 수치입니다. GI지수가 높으면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하는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췌장이 못 받아 들여 당뇨를 유발하거나, 잉여 열량으로 지방이 되어 비만을 유발한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 고구마가 다이어트 식품으로 더욱 각광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깥온도는 춥지만 저를 차가운 곳에 두면 말라서 죽거나 변질되기 쉽습니다. 12~13℃ 정도의 실온에서 보관해주세요. 상처가 난 저라도 그냥 버리지 마세요. 온도 31~35℃, 습도 90%인 곳에 5~6일간 보관하면 상처가 코르크층으로 변합니다. 더 이상 섞지 않고 세균의 침입을 방지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답니다.

저는 영양덩어리인 제 몸뚱이 뿐 아니라 줄기, 잎까지도 모두 훌륭한 식량자원이 될 수 있어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시대 식량자원에 선정되기도 했다는 사실! 흙속에서 태어나 우주 공간에까지 진출한 저를 올 겨울, 우주만큼 사랑해주세요!

고구마 잎과 줄기 어떻게 좋냐구요?

제 잎과 줄기는 쪄서 쌈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서 말려 볶아먹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뿌리 덩이에 비해 대접을 못 받은 게 사실이죠. 제 고구마 잎과 줄기에도 뿌리 못지않게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답니다. 특히 잎에는 뿌리나 줄기보다 철분과 베타카로틴, 비타민이 풍부한데요. 농촌진흥청이 이러한 효능이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며 제 잎을 원료로 식빵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고구마 잎을 동결 건조해 밀가루 중량 대비 2-3% 첨가해 만든 식빵인데요. 밀가루로 만든 식빵보다 항산화 활성은 7배, 총 폴리페놀 함량 4배, 루테인 함량 10배, 베타카로틴 함량이 80배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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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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