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이상 ‘큰거’ 보면 배변 이상일까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매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배변활동이다. 가장 좋은 배변 패턴은 등교 혹은 출근 전 쾌변을 하고 집을 나서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간대와 상관없이 1일 1회 변을 본다면 정상적인 배변습관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일 3회에서 3일 1회까지를 정상 범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범주를 벗어날 땐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봐야 할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건강한 배변습관에 절대적인 차등제를 둘 필요까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각기 다른 지문을 가지고 있듯, 배변 패턴도 사람마다 제각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위장병전문의 프라딥 쿠마르 박사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1일 3회 혹은 3일 1회의 배변 범주에 속하지 않더라도 조급해하거나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배변패턴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느냐의 여부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배변 패턴을 갖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 우선 유전적인 영향이다. 가령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자주 가도록 선천적으로 설계돼 있을 수 있다.
식습관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얼마나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는가, 하루에 물은 얼마나 마시는가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이섬유는 배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 시원한 배변을 유도한다. 물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은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배변량이나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배변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수분섭취량을 늘리고 수용성 섬유질을 매일 25g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용성 섬유질은 과일, 채소, 통곡물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하루 땀 배출량도 영향을 미친다. 평소 신체활동에 인색한 생활을 한다면 소화기관의 운동성이 떨어져 배변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반면 규칙적으로 꾸준히 운동한다면 내장기관의 근육 활성도가 높아져 배변활동이 향상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주기가 배변활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부 여성은 호르몬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 유독 많이 생성되는데, 이 호르몬은 노폐물을 배출토록 자궁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이 호르몬이 과잉됐을 땐 배변이 촉진되기도 한다.
위장병전문의 로렌스 브랜트 박사는 만약 생리주기 때문에 배변에 불편을 느낀다면 호르몬의 정상적인 상태를 유도하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인 이부프로펜을 통해 어느 정도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갑작스럽게 배변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면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에 변화가 없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특별히 바뀐 부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4주 이상 배변 패턴이 달라진 상태를 유지한다면 그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