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천사처럼 빛나는 여인의 누드

어둠 속에서 천사처럼 빛나는 여인의 누드

 

이재길의 누드여행(6)

나다르의 작품세계 ①

1839년 사진이 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모든 피사체들은 사진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특히, 사진이 발명된 이후 무수한 인물사진이 쏟아져 나왔고, 이는 사진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인간’ 본질임을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서 사실주의 사진가들의 작품들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진의 미학적 가치는 ‘인간의 근본적인 실체’, 즉 ‘누드’에서 시작되어왔다. 물론, 사진의 발명 이전부터 화가들에 의해 많은 누드 작품들이 그려져 왔지만, 사실적인 아름다움을 재현해내게 된 것은 바로 카메라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다. 따라서 사진의 시대가 도래된 때에 활동하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며 무엇이 사진의 본질적인 실체인지 다시 되짚어보아야만 한다.

프랑스 사진가 나다르는 바로 이러한 사진의 본질적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나다르의 인물사진은 매우 특별하다. 인물사진 속에 작가의 개성과 호흡을 불어넣어 나다르만의 작품세계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당시 기록을 위한 인물사진 세계에 ‘예술성’을 부여한 최초의 인물사진가이기도 하다. 나다르의 작품세계는 그의 누드 사진에서 강렬하게 드러난다.

1860년경 그는 여성의 누드를 사진으로 담아 발표한다. 어두운 방에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한 여인은 젖가슴을 드러낸 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거친 입자와 열악한 감광유제(感光乳劑)로부터 여실히 드러나는 사진적 질감은 당시 사진의 재현력을 보여준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마치 천사의 모습처럼 빛이 나는 여인은 신화 속 주인공을 연상케한다. 1860년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오늘날과 달리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여성을 누드를 통해 아름답게 묘사해낸 나다르의 표현법은 사회를 향한 매우 도전적인 시도였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적 지경’을 넓히는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나다르의 누드작품은 단지 ‘여성의 가슴이 드러난 누드사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내면의 관점이 얼마큼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나다르는 보고 느낀 그대로의 세계를 재현해내기 위해 자유로이 빛을 활용하였다. 가슴을 드러낸 채 하얀 천에 둘러싸인 여인이 마치 영적인 세계에만 존재하는 그러한 실체처럼 보이는 이유는 나다르만이 묘사해내는 빛의 향연때문이었으리라. 인물의 질감과 세밀한 재현력은 오늘날의 사진들과 비교했을 경우, 기술적 측면에서 다소 뒤쳐졌지만 사실적으로 드러나는 절대적인 여성의 아름다움만은 강렬히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이 예술사진의 존재성은 바로 나다르의 작품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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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 그림 같은 누드 사진

(4) 시대를 뛰어넘은, 과감하고 충격적인 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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