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 초교 때 초경 가능성 저체중의 6배
비만 상태인 초등학교 여학생이 초경을 경험할 가능성은 또래 저 제중 여학생에 비해 6배 정도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초등 여학생의 초경 시기가 비만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박경 교수팀이 대구지역 초등 5,6학년 여학생 190명을 대상으로 비만도ㆍ수면 시간 등이 초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전했다.
연구 결과 저체중 초등 여학생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초등학생 때 초경을 맞을 가능성은 정상 체중 여학생이 2.8배, 비만 여학생이 5.6배나 높았다.
여기서 초등 여학생의 비만ㆍ정상ㆍ저체중 여부는 신체 충실 지수인 ‘로러지수’(Rohrer’s index)를 기준으로 판정했다. 로러지수는 키(㎝)의 세 제곱을 분모, 체중(㎏)을 분자로 하고 여기에 10의 7승을 곱하면 구해진다. 이 값이 109 이하이면 저체중, 110-140이면 정상 체중, 141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비만 여학생이 일찍 초경을 맞는 경우가 많은 것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의 영향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성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2차 성징을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등 고학년 여학생의 초경은 수면시간과 어머니의 초경 연령의 영향도 받았다. 초등 여학생이 잠을 평균 1시간 덜 자면 초경 경험률이 2배 이상 높았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일찍 초경을 맞는 것은 잠이 줄어들면 ‘숙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일 수 있다. 멜라토닌은 햇볕을 쬐는 낮보다 밤, 특히 잠을 자는 도중 많이 생성되는 데 생식 기능 억제 작용도 한다.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 생식 기능을 발달시키는 루테오트로핀(luteotropin, 성 호르몬의 일종)이 수면 도중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것도 초경이 빨라지는 원인이다.
또 어머니의 초경 연령이 한살 빠를수록 아이가 초등학교 때 초경을 맞을 확률이 1.6배 높아졌다. 이는 초경 시기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경을 경험한 초등 고학년 여학생은 아직 초경을 맞지 않은 여학생보다 키가 평균 6.7㎝ 크고, 체중은 8.8㎏ 무거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선 초경 시기와 우유는 특별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요구르트와 치즈의 경우 초경을 맞지 않은 초등 여학생이 초경을 경험한 또래 여학생보다 주 3회 가량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논문에선 그 이유를 따로 설명하진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영양학회’ 최근호에 발표됐다.
한편 오는 20일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제정한 제 6회 초경의 날이다. 1980-84년생 여성과 1990-94년생 여성의 평균 초경 나이를 비교했더니 13.1세에서 12.6세로 약 0.5년 빨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