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나면 목을 뒤로? 잘못된 응급조치법 4
가벼운 찰과상은 집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런데 어릴 적 할머니가 해줬던 그 방법 그대로 민간요법을 고수했다간 오히려 상처가 덧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응급처치법 중에도 잘못된 방법들이 있다. 잘못 알려진 응급처치 방법과 이를 올바르게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피부에 박힌 가시는 저절로 빠진다?= 집에서 목재로 간단한 용기를 만들 때 손가락에 나무 가시가 박힐 때가 있다. 이때 “저절로 빠지겠지”하고 방치하면 가시는 점점 빼기 힘든 상태가 된다. 미국 적십자 과학자문위원회 니키 싱글테리 박사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나무 가시는 피부로부터 수분을 빨아들인다”며 “물렁해지기 때문에 더 제거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럴 땐 아예 수분을 더 많이 가하는 방법이 있다. 베이킹소다에 물을 섞어 묽은 반죽을 바른 뒤 손가락에 바르면 부드러워진 나무 가시가 빠진다는 것이다. 가시의 일부가 피부 바깥으로 나와있다면 핀셋을 이용해 뽑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 유리나 금속조각 등이 박혔을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코피를 멈추려면 고개를 뒤로 젖힌다?= 영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잘못된 응급처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코피 멈추는 법이다. 코피가 난 주인공은 휴지로 코를 막은 뒤 고개를 뒤로 젖힌다.
머리를 뒤로 젖히면 코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는 코피를 멈추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코피를 좀 더 빨리 멈추기 위해서는 오히려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수그려야 한다. 이 상태에서 손가락 2개로 콧구멍을 잡고 눌러주는 것이다. 이 상태로 5~10분간 압박을 가한 뒤 손가락을 떼고 코피가 멈췄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열을 식히기 위해 알코올을 문지른다?= 열이 나는 아이의 몸에 알코올을 문지르는 것은 이제 구식의 방법이다. 니키 박사에 따르면 알코올에 든 유독성 물질이 아이를 혼수상태로 만드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 독성물질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해롭다.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피부의 열을 식혀주는 것은 사실이나 심부체온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열이 날 때는 충분한 수분 및 해열제를 섭취하고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편이 좋다.
◆상처 부위에 과산화수소를 붓는다?= 놀이터에서 놀다 넘어져 다치고 돌아온 아이의 무릎에 과산화수소를 붓는 부모들이 있다. 과산화수소를 부으면 상처부위에 흰 거품이 일어나는데, 시각적으로 치료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피부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과정에서 건강한 세포까지 함께 죽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처가 덧나거나 치유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 상처부위는 깨끗이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흐르는 물과 비누를 이용해 씻어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