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에게 암이 없는 이유 밝혀졌다
종양 억제 유전자 20개
코끼리의 몸속에는 종양을 억제하는 다수의 유전자가 존재해 암에 안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이 인간과 거의 비슷하게 70년 정도의 수명을 유지하는 코끼리가 암에 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연구한 결과, 코끼리에게는 ‘TP53’으로 불리는 종양 억제 유전자가 20개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물종은 이런 유전자를 단 한 개만 보유하고 있다. 연구팀은 코끼리의 이런 유전자들이 DNA 손상에 고도의 민감성을 갖고 있어 세포가 손상됐을 때 즉시 사멸케 함으로써 손상 세포가 재생산되거나 치명적인 종양을 형성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의 빈센트 린치 박사는 “몸속의 모든 세포가 악성으로 변할 수 있는 위험이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몸집이 큰 동물은 더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위험도가 더 높다”며 “또한 수명이 긴 생물은 암을 유발하는 변이를 축적할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린치 박사는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암 발생 정도가 몸속 세포의 수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TP53의 기능을 모방한 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음 연구는 코끼리에게 있는 유전자들이 세포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좀 더 자세하게 밝혀내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 네트워크인 ‘바이오르직브(BioRxiv)’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