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의 열매... 먹기만 하면 바보

나는 신의 열매... 먹기만 하면 바보

 

정은지의 식탁식톡 (30) / 올리브오일

얼마 전 여기저기서 들어온 추석 선물 중 올리브오일 한 병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거라 점쳐보는데요. 저 멀리 지중해 식단을 대표하는 이름, 식사 때 빠지지 않고 곁들인다는 그 오일! 저 올리브 오일은 건강과 함께 품격까지 갖출 수 있어 한국에서도 명절 인기 선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저는 ‘신의 열매’라 불리는 올리브에서 추출돼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건강에 좋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오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중에 많은 올리브오일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올리브오일이라 적혀 있다고 해서 다 같은 오일이 아닙니다. 저는 종류에 따라 급이 나뉜답니다.

여기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유리지방산(FFA)이란 산도인데요. 빛과 열에 의해 산패하면 생성되는 산으로, 함유량이 낮을수록 품질은 좋다는 뜻이 됩니다. 이 산도를 측정해 0.8% 이하의 산을 함유한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별 5개 수준의 고급오일이라 한다면, 1.5% 이하의 유리올레산이 함유된 버진 오일은 그 다음 별 4개로 등급을 매길 수 있습니다. 다음 별 3개 퓨어 오일인데요, 대개 정제된 버진 오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다음 별 2개 올리브오일은 2%이하의 산을 함유하고 있고, 올리브 향이 덜합니다. 올리브 포머스 오일이라 적힌 것은 별 1개짜리인데요. 올리브 오일 추출 시 찌꺼기를 유기 용매해서 만든 오일이라 등급이 낮습니다.

그러니 흔히 올리브오일의 건강학적 이점을 이야기 할 때 몸에 유익한 성분들은 오일 종류 가운데서도 가장 고급 품질을 자랑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지요. 특히 좋은 지방산인 올레인산 70%, 리놀레산 10%의 함유량을 보이며, 나머지 20%는 비타민A, B, E를 비롯해 폴리페놀류,카로틴, 스쿠알렌 등 항산화물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특히 올레인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키는 등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심장병 예방에 효과적이지요. 하지만 어느 지방산이든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기 때문에 올리브오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에 선물 받은 올리브오일! 혹시 요리하는 주부들에게만 좋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네요.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종류를 막론하고 저 올리브 오일이 요리가 아닌 부분에서도 쓰임새가 얼마나 다양한지 낱낱이 읊어볼까요?

먼저 가방, 청바지, 자켓 등의 지퍼가 뻑뻑해서 잘 열리지 않을 때, 면봉에 저을 살짝 묻혀서 지퍼 부위에 문질러 주세요. 표면을 부드럽게 만들어 움직임이 한결 수월해진답니다. 수영이나 목욕 시 귀에 물이 들어가면 감염 위험이 있지요? 물이 들어갔다 싶으면 저 올리브오일 1,2 방울을 떨어뜨려 주는 것만으로 물로 인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답니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요즘에도 가까이 두기에 좋은 오일이랍니다. 저 올리브 오일 몇 방울만으로도 순하고 촉촉한 피부를 가꿀 수 있습니다. 화장 지울 때도 이용한다면 피부 속 잔여물을 깨끗히 닦아 낼 수 있답니다. 특히 핸드크림을 대신해 고운 손을 지킬 수 있습니다. 밤에 취침 전에 저 올리브 오일을 손에 적당히 발라준 후 위생장갑을 키고 잠을 잔다면 다음 날 부드러운 손의 감촉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또한 상표 스티커가 잘 떼어지지 않아 보기 싫은 자국이 남아 있다면! 주저 말고 저를 찾아주세요. 저를 마른 헝겊에 묻혀서 문지르면 쉽게 떨어져 나온답니다. 뿐만 아니라 뭐든 부드럽고 광택이 나게 하려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오래된 가죽제품을 관리할 때, 저를 이용해보세요. 표면 코팅 효과로 손상된 가죽을 말끔하게 보이도록 해주지요.

자, 저 올리브오일 이렇게도 다양한 쓰임새가 있으니, 요리 말고도 보다 여러 방면에서 활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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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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