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움직이도록 설계...활동량 늘려야
하루 활동량이 적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점점 상식이 돼가고 있다. 몇몇 연구들에 따르면 불안장애가 생긴다거나 몇 가지 유형의 암이 발생할 위험률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간 건강에도 해가 된다. 앉아있는 생활이 죽음을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연구팀에 의해 진행된 이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간 질환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5시간 이내로 앉아있는 사람들보다 무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생길 확률이 9% 높아진다는 것이다. 체질량지수(BMI)가 23이하인 정상범위에 속하는 사람들 역시 이를 피할 수 없다.
반면 신체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간 질환이 생길 확률이 20% 낮다. 단 여기서 신체활동이란 장시간 앉아있는 시간을 벌충하는 운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운동으로 채우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평소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신체활동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39.9세의 성인 남녀 13만9000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량, 앉아있는 시간, 간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다.
‘간연구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신체활동을 늘리는 동시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야 간 질환 위험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마이클 I. 트레넬 교수는 미국 과학뉴스 유레칼러트를 통해 “이번 연구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의자가 서서히 우리의 죽음을 앞당기는 것”이라며 “인체는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근육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활동이 인체 생리학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놀랍지 않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연구팀의 연구 데이터는 오래 앉아있고 적게 움직이는 생활이 심장과 신진대사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제공한다”며 앉아서 생활하는 문화패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