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굶는 여성,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
삼시세끼 중 한 끼를 건너뛸 생각을 가진 젊은 여성이라면 저녁보다 아침을 굶는 게 낫겠다. 저녁식사를 거르는 20-30대 여성은 하루 세 끼를 모두 챙겨 먹거나 아침식사를 거르는 같은 나이의 여성보다 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윤진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20-39세 여성 2114명의 결식과 영양,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으로 대한비만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된 연구결과다.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소개한 김 교수팀 연구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24.7%는 아침, 1.2%는 저녁을 굶었다. 아침이나 점심을 거르는 여성은 세 끼를 꼬박 챙겨 먹는 여성보다 평균 나이는 어렸고, 미혼 비율, 스트레스 인지율, 자살 생각 비율은 높았다.
특히 저녁을 굶는 여성의 신체와 건강 상태는 최악이었다. 아침을 거르는 여성보다 우울증(19%)을 경험하거나 스트레스(39%)를 받고, 자살사고(28%)를 낼 확률이 높았다. 비만율(34%)과 최근 1년간 다이어트 시도 비율(81%), 고위험 음주 비율(35%), 음주 뒤 후회 비율(12%), 흡연율(20%), 생리불순 경험률(18%)도 가장 높았다. 고위험 음주는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이면서 주 2회 이상 음주하면 해당된다.
저녁 결식 여성은 평균 연령(28.5세)과 취업자 비율(44%), 수면시간(6.9시간), 기혼율(40%)에서 하루 세 끼를 챙기는 여성이나 아침을 굶는 여성보다 낮았다. 몸속에 부족하면 빈혈을 유발하는 혈중 페리틴과 면역력을 높이고 뼈 건강을 유지하는 비타민D의 농도 역시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저녁 결식 여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은데 이는 고위험 음주 빈도와 체질량지수(BMI)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아침을 굶는 여성은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각각 21.8cm, 72.8㎝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스스로 뚱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65%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젊은 여성의 절반 이상이 체중감량에 나서고 있으며, 75% 정도는 단식, 결식, 원 푸드 다이어트 등 식이요법을 실천하고 있었다”며 “정상 체중인 젊은 여성의 20-30%는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잘못 인식했고, 이중 절반이 다이어트에 매달렸다”고 했다.
한편 조사 대상 여성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정부가 정한 20-30대 여성의 1일 칼로리 섭취 권장량인 1900-2100㎉에 못 미쳤다. 심지어 하루 세 끼를 챙겨먹는 여성의 1일 칼로리 섭취량도 1913㎉에 불과했다. 아침을 거르는 여성은 하루 평균 1735㎉, 저녁 결식 여성은 1735㎉를 섭취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