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편하게 잠들 수 있는 방안의 온도는?
한여름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나면서 한결 잠들기 수월해진 시즌이 돌아왔다. 그런데 아직도 잠들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습도는 낮아졌지만, 방 온도가 아직 다소 높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과연 사람이 잠들기 좋은 온도는 몇 도일까.
같은 방을 공유해야 하는 부부끼리 종종 방 온도를 놓고 의견차이가 벌어진다. 아내가 24℃도에 온도를 맞춰놓으면, 남편이 20℃로 온도를 내려 잠들기 전 작은 다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화제가 된 바 있는 한 연구결과와 연관이 있다. 남성과 여성은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가 서로 다르다. 특히 사무실에서 온도차로 인한 갈등이 잘 벌어진다.
남성이 느끼기에 적정한 온도는 여자에겐 춥게 느껴지고, 여자에게 적당한 온도가 남자에겐 덥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사무실 온도는 1960년대 개발된 ‘열 쾌적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 온도는 체중 70㎏인 40세 남성의 신진대사율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여성의 신진대사율은 대체로 남성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무실이 아닌 집은 어떨까. 오전·오후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면 가정 내 온도는 잠을 잘 때 가장 중요해진다. 남편과 아내가 모두가 만족할만한 적정온도는 과연 몇 도일까.
수면의학을 연구 중인 존슨홉킨스대학교 신경학과 레이첼 살라스 박사는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이와 관련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18℃가 잠자리에 들기 가장 적당한 온도다.
왜 이 온도가 수면에 적절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사람의 심부체온은 잠을 자는 동안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그리고 잠이 깰 때가 가까워지면 서서히 올라간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다.
실내 온도가 낮으면 잠을 잘 때 일어나는 체온의 변화가 좀 더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반면 방 온도가 높으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정확히 18℃일 필요는 없다. 18℃는 잠자기 좋은 온도의 언저리에 있다고 보면 된다. 살라스 박사는 “개인적으론 20℃ 정도가 잘 맞는다”며 “18~20℃ 사이가 대체로 잠자기 편안한 온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