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 마신 대학생 절반 “부작용 경험”
고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 음료를 즐기는 대학생의 절반은 가슴 두근거림 등 각종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계명대 간호학과 박정숙 교수팀이 지난해 8월 건강한 남녀 대학생 270명(남 144명, 여 126명)에게 물은 결과, 전체의 86.7%가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 적이 있고, 이 중 51.1%는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장 잦은 부작용은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어지럼증, 호흡곤란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42.7%의 대학생은 공부할 때 잠에서 깨기 위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신다고 했지만, 정작 에너지 음료가 학업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여긴 대학생은 절반(49.1%) 정도였다. 피로회복을 위해(26.5%), 맛이 좋아서(11.5%), 술과 섞어 마시기 위해(4.7%)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박 교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시험 등 학업 부담 때문”이라며 “학습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카페인 음료의 섭취는 늘어나지만 카페인 음료의 섭취가 증가할수록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했다.
즐겨 마셔는 에너지 음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대학생은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대학생의 과반수는 에너지 음료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현재 에너지 음료의 라벨에 표시된 경고 문구를 본 적 없다는 응답도 51.3%나 됐다. 에너지 음료에는 ‘고 카페인 함유, 카페인 80㎎,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 문구가 담겨있다.
이 문구를 본 뒤 에너지 음료를 사먹을 뜻이 사라졌다는 응답도 64.1%로 높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에너지 음료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한 뒤엔 섭취 의사가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의 경고 문구 외에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 해악성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엔 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 물질인 카페인과 과라나, 타우린 등이 함유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2012년 자료를 보면 한 캔당 카페인 함량은 30-207㎎으로 제품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고카페인 음료는 카페인이 1㎖당 0.15㎎ 이상 함유된 제품을 뜻한다.
박 교수는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두 캔을 마시면 식약처가 설정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섭취 권장량인 400㎎을 초과하게 된다”며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추가로 즐길 경우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하루 섭취 카페인의 3/4은 커피를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생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실태와 위험인식, 부작용 경험에 대한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보건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