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모기 기피제...안전성 꼼꼼 확인을
여름철 레저 활동 인구가 늘면서 모기기피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모기기피제 시장규모는 4백억원에 이르며, 해마다 20%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에 사용된 유효성분에 따라 안전성과 효과지속 시간 등이 달라 구매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모기기피제는 218개. 디에칠톨루아미드(DEET), 정향유, 이카리딘, 시트로넬라오닐 등이 유효성분으로 쓰이고 있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DEET 성분 제품이 106개로 가장 많고, 정향유 57개, 이카리딘 27개, 시트로넬라오일 10개의 순이다.
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DEET의 제품 내 농도는 15%, 이카리딘 20%, 시트로넬라오일 4%, 정향유 2%이다. 효과 지속시간도 성분마다 달라 DEET 5-8시간, 이카리딘 8시간, 시트로넬라오일 1시간, 정향유 3시간 정도다.
DEET는 화학성분으로 신경계통 부작용 등 안전성 논란이 지속돼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 함량과 빈도, 연령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카리딘과 시트로넬라 오일, 정향유 등 DEET 이외의 모기기피 유효성분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규제가 다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화학성분인 이카리딘의 허가 여부를 검토 중이며, 천연성분인 시트로넬라 오일은 한국과 미국에서 허용되고 있지만, 유럽연합과 캐나다 등은 오일에 함유돼 있는 메틸유게놀 성분의 발암가능성 문제로 사용을 금지하거나 검토 중이다. 정향유 역시 메틸유게놀의 전구체인 유게놀이 70~80% 이상 포함돼 있으나, 우리나라만 모기기피 유효성분으로 허용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에서는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모기기피제의 유효성분 함량 표시를 의무화했다”며 “국가별로 DEET 이외 성분도 영유아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고, 미국은 내년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모기기피 효과지속 시간과 기피해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그림도안의 삽입을 의무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비자원은 또 “모기기피제 유효성분의 종류와 함량, 안전성 등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모기기피제 유효성분 함량표시 의무화, DEET 이외 성분에 대한 영유아 사용 제한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같은 소비자원의 문제 제기에 식약처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기기피제는 품목마다 심사를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돼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정향유는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성분으로 대한민국약전(KP) 뿐만 아니라 일본약전(JP), 미국약전(USP/NF), 유럽약전(EP) 등에 등재돼 있다. 미국 FDA는 정향유를 일반적으로 안전한 성분으로 분류해 품목 허가 시 자료 제출을 면제하는 성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트로넬라유 역시 유럽약전(EP)에 수재돼 있어 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정해진 용법과 용량대로 사용하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식약처는 “정향유와 시트로넬라유 등의 성분이 들어있는 모기기피제가 해외에서 안전성의 문제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들 성분은 미국,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사용은 가능하나,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경험과 경제성 등의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지 안전성의 문제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