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40도 물도 위험... 화상 응급치료법
화상의 정도는 손상된 피부의 깊이로 구분한다. 1도 화상이라면 화상 부위가 붉게 변해도 물집 없이 붓고 경미한 통증만 동반한다. 2도 화상은 약간 더 깊이 침범해 물집이 생기며 붓고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치료 후에도 흉터가 남는다. 피부 전층이 타고 신경이 죽으면 3도, 피부 밑 힘줄이나 근육, 뼈까지 화상을 입으면 4도 화상에 해당한다.
지난 12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80세 남성 최모씨는 전신에 60%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데, 화상 부위의 40% 이상이 3도 화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의 도움말로 화상 환자를 위한 응급치료 정보에 대해 알아본다.
▲섭씨 40도에서도 화상 = 화상은 화상을 유발한 물질의 온도와 피부에 접촉해 있는 시간에 따라 깊이가 결정된다. 섭씨 55도 온도에서는 10초, 섭씨 60도 온도에서는 5초만 접촉해도 2도 화상까지 진행된다. 공중목욕탕의 열탕 수준인 섭씨 40-45도일지라도 1-2시간 오래 접촉하게 되면 피부 화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초기 응급치료에서는 화상 유발 물질과의 접촉 시간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얼음, 술 등 쓰면 안 돼 = 화상을 입으면 화상 원인을 즉시 제거하고, 2분 이내에 흐르는 차가운 물로 10-15분 정도 화상 부위를 식혀줘야 한다. 얼음이 직접 피부에 닿으면 피부 손상이 가중돼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 화상 범위가 넓은 소아 환자에게 차가운 물을 너무 오래 쓰면 저체온증이 생길 수 있어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민간요법으로 술이나 감자, 바셀린 연고, 돼지껍질 등을 사용하는 것은 화상 부위에 감염이나 추가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팔찌나 시계, 반지, 귀걸이, 허리띠 등은 오랜 기간 열을 저장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 화상 부위가 부어오르면 손발 끝의 혈액순환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초기에 제거해야 한다.
▲물집 함부로 터드리지 말아야 = 화상 부위에 생긴 물집의 직경이 1-2cm 이하면 터뜨리지 말고 유지하는 게 피부 재생이나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직경이 큰 물집은 오히려 물집 안에 고이는 물질이 피부 재생을 방해하면서 감염을 유밯라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
▲15% 이상 화상은 생명 위협 = 화상 범위가 전신의 15% 이상이거나 소아와 노인 환자에서 화상 범위가 10% 이상인 경우, 얼굴이나 목, 양손과 양발, 생식기 등의 화상인 경우, 고혈압과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화상 환자인 경우 중증 화상으로 분류된다. 특히 전기로 인한 화상은 부정맥을 유발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고, 근육을 수축시켜 뼈가 부러지거나 빠질 수도 있다. 또한 조직 안쪽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화상 범위가 체표면적의 15-20%를 넘으면 우리 몸안의 다양한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화상 부위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이 혈관에서 조직으로 빠져나가는 체액을 증가시켜서 전신에 부종이 생기는 반면, 실제 몸을 돌아다니는 순환혈액량은 감소하게 돼 적절한 혈액순환을 유지하려면 초기 48시간 동안 상당량의 수액을 공급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는 영양 공급도 중요하다. 피부 재생을 위해 많은 에너지가 요구됨에 따라 고칼로리, 고단백질 식사를 하면서 비타민과 전해질 등을 보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