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강직성 척추염’ 급증... 30대가 최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이 불분명한 강직성 척추염은 꼬리뼈와 엉덩이뼈의 연결부위인 천장관절의 염증과 하부요통이 진행되면서 척추가 강직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 2010년 1만5천여명에서 지난해 2만4천여명으로 해마다 평균 11% 이상씩 증가했다.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은 14.8%로 남성(10.7%)보다 높았지만, 인구 10만명당 남성 환자가 75명, 여성 환자는 20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남녀 모두 3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30대가 인구 10만 명당 94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40대(69명), 20대(61명)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보였지만, 80세 이상에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24.3%로 가장 높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찬희 교수는 ”발병 자체가 증가할 수도 있으나, 생소했던 질환이 홍보와 교육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증상을 가진 환자의 내원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나이에서 호발하는 뚜렷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고, 노인들은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엑스레이를 통해 명확한 진단이 가능해 증가율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직성 척추염의 발병원인은 여러 염증 물질과 세균 등 환경적 요인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계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5%에서 나타나는 ‘HLA-B27’이라는 유전자가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직성척추염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염증이 지속되면 척추에 새로운 뼈가 자라나면서 척추가 붙게 돼 몸이 앞으로 굽는 변형이 일어나고 척추의 운동범위도 제한된다. 이밖에 포도막염과 염증성 장질환, 심혈관계 질환, 호흡계 질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와 기능 유지, 척추 합병증 예방과 최소화에 있다. 금연과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 약물을 기본으로 치료한다. 이 교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쓰면 70% 이상의 환자에서 반응이 나타난다”며 “척추 외 증상에는 스테로이드와 설파살라진 등 먹는 약을 사용해 볼 수 있고, 이러한 약물이 소용없으면 생물학적 제제인 항 TNF약물을 주사제로 투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