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3명 중 1명은 알레르기성 비염
우리나라 초중고생 3명 중 1명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돼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콧물과 코 막힘, 재채기 등이 주된 증상이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수종 교수팀이 제주를 제외한 전국 초중고생 1820명을 설문조사하고 알레르기 유발물질 확인을 위한 피부단자시험을 실시한 결과, 현재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29%였다.
현재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을 앓은 적 있으면서 최근 1년 안에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보인 경우를 가리킨다. 이번 조사에서 각급 학교학생별 현재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초등학생 32.2%, 중학생25%, 고등학생 26.3%였다.
현재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될 가능성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5배 정도 높았다. 또 가족력이 있으면 3배, 생후 1년 내에 항생제를 복용했거나 생후 1년 내 또는 최근 1년 내에 곰팡이에 노출된 적 있으면 발생 가능성은 1.3-1.5배 높았다.
초등학생에게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쑥, 돼지풀, 잔디, 오리나무, 자작나무, 유럽 집먼지진드기 등이었다. 중학생에겐 돼지풀, 환삼덩굴, 쑥 등이, 고등학생에겐 떡갈나무, 유럽 집먼지진드기, 환삼덩굴, 미국 집먼지진드기 등이 요주의 대상이었다. 고양이나 개도 일부 학생에게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 됐다.
초등학생에서는 실외에서 노출되는 식물이 유독 많았던 반면, 중고등학생에서는 실외 식물이 위험요인으로 판정된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은 중고등학생들이 과중한 수업부담으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초등학생보다 훨씬 길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홍 교수는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에선 영아기 항생제 사용이 알레르기 비염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난 아이가 분유를 먹고 항생제에 일찍 노출된다면 알레르기 비염 발생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모유를 먹고 자란 학생의 알레르기 비염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홍 교수팀은 “아이에게 모유와 분유 중 어떤 것을 먹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장내 미생물 조성이 달라질 수 있는데, 모유에 든 올리고당과 항균성 단백질 등 생리활성물질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면서도 “모유와 알레르기 질환 예방의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여럿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첫 전국 규모의 어린이, 청소년 알레르기 비염 실태조사 결과인 이 논문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학술지인 ‘알레르기, 천식, 호흡기질환’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