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폭염... 일사병, 열사병 구분법
휴가와 여행, 방학으로 들뜬 마음은 폭염으로 인해 짜증으로 바뀌기 쉽다. 실내를 벗어나 무리하게 움직이면 열사병이나 일사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실제 폭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8월에는 열사병 등으로 쓰러지는 환자들이 3천명을 넘고 있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열과 빛의 영향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들은 지난해 1만6천명에 이른다. 최근 5년간 해마다 2.6%씩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날씨가 더운 6-9월까지를 제외하면 평균 1천명 수준이나, 가장 더운 8월에는 평균 3667명으로 껑충 뛰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실제 8월엔 폭염 발생일수가 평년(1981-201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5.3일로 가장 많다. 7월은 3.9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7, 8월의 폭염 발생일수가 역전돼 7월에 4.9일, 8월에 1일을 기록하며 무더위가 빨리 찾아오는 양상을 보였다.
기상청은 여름철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33도가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특보를 발령한다.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경보가 내려진다.
이때 불볕더위와 강한 햇살을 오래 받아 체온 조절이 안 되면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한다. 바로 일사병이다. 일사병에 걸리면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돼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이 동반된다. 이러면 서늘한 곳에 환자를 눕힌 뒤 옷을 느슨하게 하고, 물이나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먹여야 한다. 단, 의식이 없으면 아무것도 먹여선 안 된다.
열사병은 일사병과 달리 몸의 열을 내보내지 못할 때 생긴다.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주로 발생한다. 체온조절 중추가 고장 나 40도가 넘는 고열이 생기고, 의식변화 속에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열사병 환자는 최대한 환자의 체온을 낮춰야 한다. 옷을 벗기고 찬물로 온몸을 적시거나, 얼음 또는 알코올 마사지와 함께 에어컨,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서 신속히 병원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 의식이 저하되면 구강으로 수분섭취를 제한해 폐로 흡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열사병 등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여름에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진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다. 실내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야외로 나서야만 한다면 양산을 준비하고, 그늘에서 자주 쉬며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심평원 서기현 상근심사위원은 “기온과 햇빛에 민감한 질환인 만큼 여름엔 폭염특보 등 기상청 정보에 신경 쓰고, 조금이라도 몸의 이상을 느끼면 반드시 실내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