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내 감염’ 메르스 이전부터 우려 대상

‘병원내 감염’ 메르스 이전부터 우려 대상

 

메르스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병원 종사자와 병원 이용자 모두 병원 내에서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안전사고로 ‘감염’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2월부터 두 달여간 서울시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5곳(병원 2개소, 종병 1개소, 상급종병 1개소)의 병원 이용자와 병원 종사자를 상대로 ‘병원안전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를 보면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병원 종사자(응답 468건)는 감염, 욕창, 낙상의 순으로, 입원환자와 보호자 등 병원 이용자(응답 490건)는 감염, 시술 및 수술사고, 마취사고의 순으로 발생가능성을 꼽았다. 종사자의 81.2%, 이용자의 73%가 감염의 심각성을 높게 인지해 가장 많았다. 사고의 심각성은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 시술 및 수술사고가 가장 높다고 답했고, 오진, 의약품 사고, 병원 감염, 의료기기 사고의 순이었다.

병원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이 지적됐다. 종사자의 40.8%, 이용자의 28.3%가 답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이용자들은 부주의, 진료시간 부족, 숙련도 부족, 환자정보 공유 부족을, 종사자들은 안전관리시스템 미흡, 부주의를 지목했다. 병원 안전을 개선하려면 공통적으로 의료인 확충, 교육훈련 확대, 환자당 진료시간 증가, 의료인 근로시간 단축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관련법과 규칙 제정, 의무적 병원안전사고 보고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는 답도 나왔다.

그러나 병원 안전사고 공개,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면허정지와 벌금 부과, 잘못된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소송, 위험 검사에 대한 사용 제한 등 민감한 사항을 두고선 병원 이용자와 종사자의 인식차이가 컸다. 또 병원 이용자들은 이러한 안전문제를 병원 경영자와 정부가 주체가 돼 개선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종사자들은 의사 개인과 병원 경영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환자안전법에 대해서는 종사자 10명 중 3명, 이용자 10명 중 1명 정도만 알았다. 백혈병을 앓다가 의료사고로 숨진 9살 어린이의 이름을 따 일명 ‘종현이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은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보고시스템 구축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수경 선임연구위원은“병원이용자와 종사자들은 병원안전문제 발생가능성과 심각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와 제도 마련은 충분하지 못한 편”이라며 “현재 정부에서 환자안전법 관련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의료인과 대중의 병원안전 인식수준을 주기적으로 조사해 환자안전 정책에 반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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