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가장 흔하고, 진료비 비싼 암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흔할뿐더러 진료비도 가장 비싼 암은 무엇일까. 정답은 유방암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국내 30-40대 여성 1천명을 상대로 유방암 인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14일 유방암학회에 따르면 30-40대 여성 4명 중 1명은 암을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았지만, 한국 여성에서 발병 증가율이 가장 높고 흔한 암이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단 5.2%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위암의 발병 증가율이 가장 높고, 자궁경부암이 가장 흔한 것으로 오인했다.
과잉진단 논란이 일고 있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국내 여성암으로는 유방암 발생자 수가 1만6천여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장암 1만1천여명, 위암 1만여명의 순이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 발생자의 1/5 수준이다. 또 유방암 발생률은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5.9%씩 증가해 갑상선암을 제외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발병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오인한 위암은 소폭 감소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유방암은 의료비 부담 역시 만만찮았다. 진단부터 사망까지 총 진료비를 계산해봤을 때 2천만원이 넘는 암은 유방암(2079만 원)이 유일했다. 그러나 유방암의 의료비가 가장 높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3.4%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50.5%는 간암 의료비가 가장 높을 것으로 답했지만, 간암(1032만원)은 유방암 진료비의 절반 수준이었다.
유방암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장)는 “아직도 많은 여성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낮게 여기는데,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발병 위험은 오히려 커져 평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소평가하는 만큼 유방암 예방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으로 만져서 몽우리 등을 확인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56.3%였지만, 권고 주기인 매월 1회씩 자가진단하는 여성은 10명 중 1명(13.5%)꼴에 그쳤다. 자가 검진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여성은 2.8%로 더욱 적었다.
유방암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학교병원 유방센터장)는 “유방암의 발생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 등 조기에만 발견하면 경과가 아주 좋은 암”이라며 “학회에서 권고하는 연령별 검진 단계에 따라 자가진단과 정기검진을 지속해야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방암학회는 30세 이후에는 매월 자가진단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를 통한 임상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