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홍콩독감... 국내 대응 태세 강화
홍콩독감이 위세를 떨치자 보건당국이 이에 대한 국내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10일 해당 지역 여행자에게 감염주의를 당부하고, 여행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을 것과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 등을 권고했다. 현재 홍콩에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5백명을 넘어서 외교부는 지난 9일부터 홍콩 전역에 ‘여행 유의’에 해당하는 남색 경보를 발령했다.
아열대 지역인 홍콩에서는 겨울을 지나 여름에도 독감이 재유행할 때가 있다. 지난 2012년에도 그랬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겨울철에 홍콩과 동일한 유형의 계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1월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뒤 5월 21일에 해제해 홍콩과 달리 여름철 유행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홍콩독감은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뒤 8주차와 12주차에 정점을 찍고 15주 연속 감소했다. 27주차인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3.4명이었다. 유행주의는 환자 1천명당 12.1명 이상의 의사환자가 발생할 때 발령된다. 홍콩 독감은 보통 감기와 달리 전염성이 강하고, 고열과 전신 근육통, 심한 피로감을 유발한다. 특히 공기를 통해 전파돼 메르스의 1천배에 이르는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홍콩독감의 바이러스 유형은 지난 2013년에 확인된 스위스 유형이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일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예측한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한 바이러스가 일치하지 않아 예년보다 홍콩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절기보다 유행이 컸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공항만 시설 내 방송과 기내 방송, 리플릿 배포, SMS 등을 통해 홍콩 출국자를 상대로 손 씻기와 기침예절 등 감염주의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과 홍콩 입국자에 대한 검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주간단위로 보고했던 인플루엔자 표본 감시체계를 일일보고체계로 전환하고, 국제보건규칙에 따라 국가지정연락관을 통해 홍콩보건당국과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측은 “만일의 국내 유행에 대비해 초기 감기 증상자 모두에게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비축된 1200만명 분의 타미플루 등 치료제의 비상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올해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 절기에 대비해 생산 중인 WHO 권장백신을 조기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