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많이 먹긴 하지만.... 이게 문제의 폭식증?
폭식증은 어쩌다 한 번 하는 과식과는 다르다. 보통 건강한 사람들도 필요 이상 많은 음식을 먹게 될 때가 있다. 명절 연휴라든가 회식 자리를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과식을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 1회 이상 과식하는 행동이 3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면 이는 단순 과식이 아닌 폭식증이다.
폭식증이 있는 사람들은 먹는 양을 통제할 수가 없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는 행동을 멈추기 어렵고, 이로 인해 죄책감, 자기혐오, 슬픔, 수치심 등의 감정이 일어난다. 또 창피하다는 생각 때문에 이러한 나쁜 식습관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감춘다.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식욕이상항진증’과도 다르다. 정기적으로 과식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난다는 유사점이 있지만 폭식증이 있는 사람은 구토를 하지 않는다. 반면 식욕이상항진증 환자는 음식물을 비워내기 위해 구토를 하거나 이뇨제 혹은 설사약을 복용하는 습관이 있다.
폭식증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다. 폭식증 환자의 3분의 2는 비만이며 체중과 연관이 있는 질환인 심장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의 위험률 역시 높다.
이는 정신건강의 문제이기도 하다. 폭식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우울증, 불안증, 조울증, 약물남용 등의 형태로 정신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다거나 불면증이 있다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폭식을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도 명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지만 유전적 요인, 심리상태,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폭식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폭식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종종 있는데, 다이어트라는 하나의 요인이 폭식증을 촉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음식 이미지나 냄새에 과잉 반응하는 사람, 트라우마가 되는 사건을 경험한 사람도 폭식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폭식증은 완치가 가능할까. 다행히 폭식증은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은 아니다. 우선 본인 스스로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만으로 극복이 어렵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리상담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줄여나가고,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과체중 혹은 비만이 계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체중 조절 역시 병행해야 한다.
‘정신의학저널(Psychological 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폭식증은 임신을 한 뒤에도 이어진다. 또 ‘예방과학(Prevention Science)저널’에는 10대의 폭식증이 자살 위험률을 높인다는 논문이 실렸다. ‘행동신경과학(Behavioral Neuroscienc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폭식은 약물 중독과 같은 문제점을 확대할 수도 있다. 폭식증이 이처럼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 받고 극복해 나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