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행복하면 그 만큼 몸무게도 는다
결혼한 이후 살이 찌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높다. 보다 건강한 식재료를 즐겨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유럽 공동연구팀이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러시아, 스페인, 미국 등에 거주하는 사람 1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결혼과 체중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싱글인 남성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25.7, 결혼한 남성은 26.3으로 유부남이 좀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여성은 싱글과 유부녀가 각각 25.1과 25.6으로 마찬가지로 결혼한 여성의 체질량지수가 더 높았다. 체질량지수는 25이상이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스위스 바젤대학교 유타 마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결혼시장 가설’이라는 이론을 뒷받침한다”며 “인생의 동반자를 찾게 되면 결혼시장에서 철수하게 된다. 체중 감량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혼율이 낮은 국가보다 높은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체질량지수가 낮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이혼 후 결혼시장으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결혼한 사람들은 싱글인 사람들보다 유기농 음식, 공정무역 음식, 가공하지 않은 음식, 지역특산물처럼 보다 건강한 식재료를 즐겨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해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적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로 운동부족이 꼽힌다. 연구팀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결혼한 남성들은 싱글 남성들보다 운동시간이 짧았다. 음식을 먹는 양과도 연관이 있다.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를 하더라도 필요 이상 먹으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살이 찌는 한 요인일까? 2013년 소규모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 첫해에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커플이 오히려 살이 찌는 경향을 보인다. 스트레스로 살이 찌는 사람도 있지만, 평균적으론 오히려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살이 찐다는 것이다. 즉 결혼 이후 늘어난 체중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방증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급해하지 말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체중관리를 해나가라는 의미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과학 및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저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