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1차병원 코호트 격리 왜 못했나 논란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이기병 원장이 당초 방역당국에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지만,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기병 원장은 최근 보건의료 전문지인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1번째 환자에게 감염된) 14번째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하면서 또 다시 역학조사단이 (병원을) 찾았을 땐 뭔가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방역당국에 코호트 격리를 제안했지만, 코호트 격리는 규정에 없으니 환자를 전원 조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 병원에 36시간 입원했던 첫 번째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을 받을 때가지 우리도, 방역당국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며 “(지난 달 29일 자진 폐쇄조치할 때까지) 정부 지침은 없었고, 정부는 오히려 코호트 격리는 지침에 없다며 감염 차단 기회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이에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첫 번째 환자가 확진을 받은 직후 병원에 투입된 1차 역학조사팀에게 이대로 병원을 운영해도 괜찮겠느냐고 물었지만,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은 없으니 안심하고 일단 환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등 10여명만 격리조치하면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코호트 요청 거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3일 브리핑에서 “그 때는 코호트 격리 개념이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동일병실이 아닌 동일병동 전체로 확대해 조사를 했고, 당시 있었던 의료진들에 대한 격리조치와 자가 격리조치를 병원측에 먼저 요구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