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남성성...바람 가장 많이 피울 사람은?
고학력이거나 연봉이 높은 여성은 배우자로 꺼리는 남성들이 있다. 콧대 높고 기가 셀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편보다 연봉이 많은 여성이 오히려 배우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사회학과 연구팀이 바람기와 경제적 의존도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바람기가 있는 사람은 설상가상 배우자에게 경제적 의존도까지 높다. 몰래 바람을 피우면서 금전적 의지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크리스틴 L. 먼치 교수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두 사람의 관계가 비교적 동등할 때 상대방에게 경제적으로 의존도하는 경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남성은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15% 정도 된다. 반면 남편에게 의존하는 여성은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5%다.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평균보다 높지만 특히 남성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남성성’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먼치 교수는 “남성은 남성성을 정력과 정복욕으로 정의한다”며 “바람을 피우는 방법으로 위협받는 남성성을 재건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자신보다 수입이 높은 배우자를 벌주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부정을 저지르는 행동은 일종의 처벌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사회학리뷰(American Sociological Review)’ 6월호에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2001~2011년 사이 추적조사자료를 활용했다. 이 자료에는 18~32세 사이 기혼 남녀 2750명에 관한 데이터가 담겨있다.
경제적으로 남편보다 우위를 선점하는 여성은 바람을 피울 가능성이 가장 적다는 점도 확인됐다. 먼치 교수는 “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여성은 남성이 바깥일을 해야 한다는 문화적 기대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이러한 여성들은 자신의 성취를 덜 내세우고 배우자를 보다 존중하며 집안일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아내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다는 것은 문화적, 사회적 기대에 벗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계가 유지될 때 남편은 남성성을 위협받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따라서 여성은 남편이 주눅들지 않도록 오히려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능력 있는 여성이 콧대가 셀 것이라는 편견과 상반된다.
남성은 가족 수입의 70% 정도를 책임질 때 가장 가정에 충실한 태도를 보였다. 이보다 적거나 많으면 바람을 피우는 성향을 드러냈다.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남성이 가장 바람기가 많았고, 높은 수입이 있는 남성 역시 아내가 자신을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경향을 드러냈다. 즉 남성의 바람기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뿐 아니라 남성성과 여성성을 구분하는 젠더적 관점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