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유행 진원지 삼성서울병원 893명 격리
정부가 메르스 병원 명단을 전격 공개하자 평택성모병원에 이어 다수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병원 내 메르스 감염 현황과 그간의 조치의 대해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메르스 1번 환자로 인한 원내 2차 감염자는 없으며,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환자와 의료진 등 893명이 현재 격리조치됐다. 7일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7명으로 확인됐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7일 원내 기자회견에서 “1번 환자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 285명과 의료진 등 직원 193명을 확인했고, 질병관리본부와의 긴밀한 협조 아래 메르스 노출 가능성을 통보하고, 필요한 격리조치를 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달 20일 메르스 1번 환자를 최초 진단해 이 질병의 국내 유입을 처음 확인한 바 있다. 송재훈 병원장은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날 때까지 1번 환자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달 27일 평택의 굿모닝병원에서 전원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온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은 893명에 이르렀다. 송재훈 병원장은 “지난 달 27-29일 사이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며 “당시 의무기록과 CCTV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환자 675명, 의료진 등 직원 218명으로 파악됐고, 14번 환자와의 거리와 직접 접촉, 진찰 등 밀접접촉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즉시 자택과 병동에 격리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삼성서울병원의 미흡한 정보공유가 원내 메르스 확산의 발단이 됐다. 송재훈 병원장은 “환자가 폐렴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달 29일에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평택굿모닝병원 이전에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며 “환자는 이 사실을 의료진에 알렸고, 응급실에서는 즉시 해당 환자를 격리하고 응급실의 환자 이동과 진료를 일시적으로 제한한 뒤 2시간에 걸쳐 응급실 전 구역을 완벽하게 소독했다”고 했다.
폐렴 치료를 받다 호전되지 않아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한 14번 환자는 입원 당시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대응지침에 따라 응급실에 비치된 메르스 선별 문항지 작성에서 폐렴으로 인한 호흡기 소견만 보였고, 중동 여행력이나 메르스 환자 노출력이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메르스 유행은 검사가 진행되면서 계속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14번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떠난 지난 달 29일부터 최대 잠복기 14일 후인 12일까지가 원내 메르스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현재 전체 메르스 확진자는 64명, 감염의심자 1323명, 자택 및 시설 격리자는 2361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