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같이 먹고도 누군 살찌고 누군 안 찔까
동일한 양의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살이 찌고, 어떤 사람은 현상태를 잘 유지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이는 특정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호르몬 이상이 체중 증가의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호르몬으로는 인슐린, 갑상선 자극 호르몬 등이 있다.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에 따르면 그밖에도 몇 가지 호르몬의 미묘한 차이가 체중을 결정한다.
◆높은 렙틴 호르몬 수치= 렙틴은 “이제 그만 숟가락을 내려놓으라”고 명령하는 호르몬이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이 단백질 호르몬은 식욕을 억제하라는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그런데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이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다. 그로 인해 간이 과당을 연료로 처리하는데 오류가 생긴다. 결국 연료로 쓰이지 못하고 남은 과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복부비만을 일으킨다.
지방으로 바뀌는 과당의 양이 늘어날수록 혈중 렙틴 농도도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포만감이 든다는 신호를 뇌가 잘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 그로 인해 식사를 멈추지 못하고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코르티솔의 과잉 분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혈당이 지방으로 바뀌어 체내에 비축되게 된다. 과거 기근에 시달릴 때는 이런 방식으로 체지방을 쌓는 시스템이 생존에 유용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체중을 유도해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불필요한 지방을 막는 비결이다.
◆비정상적인 에스트로겐 생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포도당을 관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생성을 촉진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당분 섭취로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포도당을 근육으로 보내 연료로 소모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류 내 당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포도당이 지방으로 쌓여 살이 찌게 된다는 것이다. 육류는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이는 한 원인이므로 육류를 먹을 때는 항상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가짜호르몬에 압도된 테스토스테론= 농약, 제초제, 유전자변형농산물, 화장품, 가구 등에 들어있는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축적되면 마치 에스트로겐처럼 작동한다. 환경호르몬에 많이 노출된 여아일수록 사춘기가 빨리 오는 이유다.
‘제노-에스트로겐’과 같은 독소가 몸에 쌓이면 남아도 가슴이 발달하는 등의 여성적 특징이 나타난다. 가짜 에스트로겐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제압한다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형성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이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