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지는 50대 이후 헤르페스 급증
단순포진으로도 불리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50대 이상에서 급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9-2013년까지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57만명에서 75만명으로 연평균 7% 이상 증가했는데,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수가 해마다 10% 이상 급증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인구 10만명당 헤르페스 진료 환자수는 최근 5년간 1175명에서 1541명으로 1.31배 늘었다. 2013년을 기준으로 50대 11.68%, 60대 9.58%, 70대 이상 11.8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문송미 교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초기 감염 이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잠복상태였다가 면역이 떨어지는 연령층에서 재발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0-4세까지 영유아의 경우 연평균 증가율은 8.64%였지만, 인구 10만명당 4795명이 헤르페스로 진료를 받아 진료이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 100명 중 5명꼴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진료를 받았다. 10세 미만 어린이 환자는 전체 환자수의 21%인 16만명을 차지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소수포성 피부염 환자가 3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상세불명의 감염환자 19만명,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인한 잇몸구내염 및 인두편도염 환자 17만명의 순이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은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1형과 외부성기 부위에 물집이 생겨 발열과 근육통, 피로감 등을 동반하는 2형으로 분류된다. 의료계에서는 50대 이상 성인의 90%가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의 감염력이 있으며, 인구밀도가 높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곳에서 과거 감염 여부를 보여주는 혈청반응 양성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통계를 보면 12세 이상 인구 중 4500만명이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데, 이는 청소년과 성인 5명 중 1명꼴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흔하다.
문 교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전 세계 정상 성인의 60-95%에서 감염이 확인될 정도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 중 하나”라며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고, 잦은 재발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를 써도 완전히 제거하진 못한다. 항바이러스제는 피부나 점막에 나타난 증상의 정도와 지속기간을 줄여주고,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데 초점을 둬 사용된다. 문 교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접촉에 의해 전염되므로 1차 감염을 예방하려면 타인의 체액과 접촉하지 않아야 하고, 성적 접촉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