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달리 오랫동안 쉰 목소리를 낸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인데, 증상의 하나로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보통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면 음식이 식도를 통과할 때 불편하거나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속에서 신물이 올라와 헛구역질이 나고, 가래가 끼어있는 느낌이나 헛기침 등도 나타난다. 간혹 혀에서 시큼하고 쓴맛이 느껴질 때도 있다.
환절기에 목소리가 쉬면 감기로 오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일 수 있다. 위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하면 인후두에 자극을 주거나 신경반사를 일으켜 쉰 목소리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국립교통재활병원 김가영 교수는 “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쉰 목소리 증상이 심하고, 역한 입 냄새가 나기도 한다”며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봐야 하는 만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매년 증가세다.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보면 2009년 256만명에서 2013년 351만명으로 4년 새 37%나 늘었다. 운동 부족과 야식, 흡연 등 부적절한 생활습관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40-50대가 전체 환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50세 이상에서는 만성질환으로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약인 테오필린, 알부테롤, 근이완제, 과민성 방광 치료제, 편두통 치료제, 지사제, 항히스타민제와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전문의들은 “나이가 들면서 식도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는데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오랜 약물복용과 약물남용으로 고령층에서 역류성 식도염의 증가율이 높다”며 “규칙적인 식생활과 소화를 촉진시키는 운동이 예방법이지만, 운동을 할 때에는 소화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식사한 지 한 시간 뒤부터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