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 망막 치료제 시력 개선 효과
시력을 잃은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가 희망의 빛이 될 수 있을까. 배아줄기세포 망막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 초기 임상시험에서 이러한 가능성이 확인됐다. 차바이오텍은 분당차병원 송원경 교수팀과 함께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치료제에 대한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이 결과를 세계적 학회지인 스템셀 리포츠(STEM CELL REPORTS)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2명과 스타가르트병(선천성 황반변성) 환자 2명의 눈에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주사하고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3명의 환자에게서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당뇨망막증 환자를 위한 ETDRS 시력표에서 글자 1개만 읽을 수 있던 사람이 13개를 읽게 되는 등 사람마다 9-19개의 글자를 더 읽었다. 줄기세포 관련 부작용은 모든 환자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다.
황반변성과 스타가르트병은 망막 중심 신경조직인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이번 연구에는 불임치료 과정에서 폐기되는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치료제가 쓰였다. 이 치료제는 차바이오텍과 미국의 오카다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허가를 받았다. 지난 해 10월 오카타 테라퓨틱스도 차바이오텍과 같은 망막치료제로 UCLA 안과팀이 임상시험한 결과를 저명한 의학 저널인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면 18명 중 10명의 환자에서 시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임상에서는 가장 낮은 용량인 줄기세포 5만셀이 환자들에게 주사됐다. 연구팀은 향후 10만-20만셀 정도의 고용량을 투입하면 보다 극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원경 교수는 “현재 임상시험은 배아줄기세포 망막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시험이었음에도 환자들에게서 긍정적인 시기능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술 후 부작용도 일반적인 안과 수술이나 면역억제제 사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정도였고, 배아줄기세포 투여 시 우려되는 종양형성이나 면역거부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이용해 임상 결과를 발표한 것은 차바이오텍과 오카타 테라퓨틱스 뿐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스타가르트병의 경우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 세포치료제가 지난해 6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어 임상 2상만 완료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이번 임상을 완료한 후 빠르면 2018년에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