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 변덕... 사춘기인 줄 알았더니 우울증?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도기인 청소년기에는 가정문제, 학업 스트레스, 교우관계 등으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우울증은 보통 수면장애,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를 ‘가면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명확한 증상이 있는 우울증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청소년 우울증의 주된 특징은 반항, 변덕, 분노, 집중력 저하, 두통이나 복통과 같은 신체 증상, 등교 거부 등이 있다. 하지만 이를 우울증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춘기 특성으로 생각하고 지나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청소년기 우울증은 성인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슬프고 우울하다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가면우울증 때문에 어른들이 눈치 채기 어렵다.
우울증이 있는 아이들은 짜증이 많고 신경질적이며 예민한 경향이 있다. 잠을 제대로 못자고, 가족과의 대화도 기피한다. 아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게임이나 인터넷에만 몰두하기도 한다. 말초적인 성취감을 느끼는 방법으로 우울감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밥맛이 없거나 두통 혹은 복통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지어 스스로를 해치는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평소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서야 아이의 우울증을 알게 되는 부모도 적지 않다.
따라서 평소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산만, 인터넷 중독, 반항, 음주 및 흡연 등 비행의 형태로 변형되기도 하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대화를 시도하면 아이가 귀찮아하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섣불리 충고하거나 비난하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학교나 또래관계와의 어려움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청소년기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건강을 잘 챙겨야한다”며 “잠자는 시간과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가벼운 산책이나 햇빛 보기 등 야외 활동도 좋다”고 말했다.
영화보기, 외식하기, 공원 걷기 등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이를 꺼린다면 부담이 적은 활동부터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좋다. 단 자신의 몸을 해하는 수준으로 상태가 심각해졌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